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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인터뷰] 올해 열네살 '사랑의 담요' 입니다

나 '사랑의 담요'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2002년 12월10일이다. LA다운타운 샌피드로와 6가 인근에서 ‘노숙자 돕기 사랑의 담요 기증 행사’라는 긴 이름으로 태어났다. 첫 날 부터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쌀쌀한 날씨에도 수백명이 긴 줄을 만들었고, 이런 모습은 뉴스였다. 3주 후면 벌써 열네살이 된다. 그동안 많은 노숙자와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신문지와 박스 한장으로 추운 겨울을 버터야 하는 그들에겐 내가 고마운 존재였나 보다. 나를 만난 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감사합니다(Thank You)’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기쁜 표정을 보면 나도 즐겁다. 누구에게 감사의 대상의 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감사'의 힘은 행동반경도 넓혔다. 롱비치,리버사이드 등 LA 인근 지역은 물론 라스베이거스,하와이,시카고,애틀랜타,뉴욕, 워싱턴DC에도 다녀왔다. 그 뿐이 아니다.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와 미얀마, 한국과 북한도 가 봤다. 잊을 수 없는 일들도 많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지금도 지역 경찰들이 기금 모금에 앞장서고 있고, 시카고에서는 흑인 빈민지역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한인 목사님도 만났다. 몇 년 전엔 북한의 보육원과 한국의 서울역 앞에서도 환영을 받았다. 멕시코에선 가난에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어림잡아 10만장이 넘는 나의 분신들이 가난한 이들의 추위를 막아주고 있다. 나의 성장은 많은 분들의 후원 덕분이다. 새벽기도회에서 모은 헌금을 보내준 목사님, 은행 후원금에 개인돈까지 더해 지원해 준 행장님, 수년간 기금을 보내준 사장님…. 어디 그뿐인가. 20달러, 50달러, 100달러의 '쌈짓돈 정성'들도 많았다. 대부분이 이름을 밝히지 않는 분들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후원해 주신 분들이 줄잡아 700여명은 되는 것 같다. 이번 기회를 빌어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연말이 다가온다. 내가 다시 활약할 시기가 된 것이다. 나를 보고 반가워 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렌다. 더욱이 요즘 길거리에는 노숙자가 더 자주 눈에 띈다. 경기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올해는 그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추위에 떠는 이들에 집을 선물하는 것” 14년째 '사랑의 담요' 행사 이끄는 김홍수 우리방송 회장 “담요 한장이지만 그들에겐 집과도 같은 것입니다.” 2002년 부터 ‘사랑의 담요’ 나눠주기를 이끌고 있는 김홍수 우리방송 회장은 사실 올해는 행사를 쉬려고 했다고 한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더라는 것. 그런데 주변의 잇단 압력(?)에 굴복하고 말았다. “‘올해는 (행사)안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계속 받았어요. 세번째까지는 눈 딱 감고 버텼는데 그 다음부터는 차마 외면하지 못하겠더라구요.” 특히 멕시코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선교사의 “담요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에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바쁘고 힘은 들지만 강행키로 마음을 먹었다. 김 회장이 ‘사랑의 담요’를 시작한 것은 개인적인 시련이 계기가 됐다. 담요 도매업을 하던 2000년대 초 롱비치항의 파업사태로 한국에서 온 물건들이 제때 통관이 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팔 물건이 없으니 당연히 그해 장사는 공을 쳤다. “하루는 LA타운타운 인근의 창고에 들렀다 별로 할 일도 없고 해서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아침을 먹었어요. 그런데 차창 밖으로 노숙자 텐트가 보이더군요. 유심히 봤더니 신문지로 이불을 대신하고 있더라구요. 평소 같았으면 무심히 지나쳤을 텐데 내가 어려움에 처하니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92년 LA폭동때의 기억도 떠올랐다. 제법 큰 규모의 리커스토어를 인수 2년 만에 약탈과 방화로 잃었고, 믿고 있던 보험회사마저 파산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빈텉털이가 됐다. 그야말로 길거리에 나 앉을 판이었다. “당시 모르는 분들로 부터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눈물나게 고마웠지요. 그런 고마움을 되돌려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창 밖의 노숙자들을 보는 순간 내게 돈은 없지만 담요는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려운 이웃들에게 준다’는 의미를 담은 ‘사랑의 담요’는 이렇게 시작됐다. 처음 두번은 김 회장이 혼자하다시피 했지만 3회 행사부터 후원자들의 참여가 늘면서 판도 커졌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지금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분들 덕분이죠. 특히 매년 행사 호스트를 맡아주신 분들과 무명으로 후원금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어렵게 준비한 행사 때마다 담요를 받아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피로를 잊었다. 그중에서도 몇 몇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담요를 받고 울먹이며 본인이 갖고 있던 새신발 박스를 쑥스러운 듯 내밀던 노숙자, 준비했던 담요가 다 떨어져가자 행렬 중간에서 "저 한국사람인데요"라고 외쳤던 한인여성…. 그때마다 ‘사랑의 담요 시작하길 정말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숙자를 돕는 일에 조금은 부정적인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추위에 떠는 이들에게 겨울 한철 지낼 수 있는 집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그들에게 사회의 따뜻함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폭동 당시 생면부지의 분들로 부터 도움을 받고 고마움을 느꼈듯 그들도 언젠가 재기를 하면 비슷한 마음을 갖지 않을까요? 그러면 그들도 누구에게 이를 돌려주려 할 것이고, 이런 순환이 더불어 사는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요?” 김 회장은 올해도 ‘사랑의 담요’를 받아들고 기뻐할 표정들을 그려본다. 담요 한장의 기부금은 15달러다. ▶문의:(213)674-5900 김동필 선임기자

2015-11-22

야구장에서 어린이가 사라진다

유소년 팀스포츠 참가자 급감 MLB 등 프로 리그도 위기 의식 변하지 않는 규정에 흥미 반감 SNS 몰입하는 시대상도 영향   유소년 팀 스포츠가 위기를 맞고 있다. 전통적인 유소년 4대 스포츠로 꼽히는 농구,축구,야구,풋볼 프로그램의 참여 인원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리서치 단체인 SFIA(Sports & Industry Fitness Association)에 따르면 2008~2012년 사이 이들 4대 스포츠에 참여하는 유소년(6~18세)의 숫자는 4%가 감소했다. 이 기간 이 연령대의 인구 감소폭이 0.6%인 점을 감안하면 훨씬 큰 폭이다. 특히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로 불리는 야구의 위기감이 높다. 2008~2012년 사이 유소년(6~12세) 프로그램 참여자 숫자는 20%나 급감했다. 당장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메이저리그(MLB)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소년 야구 인구의 감소는 미래의 MLB 관중 감소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올해 1월 취임한 롭 맨프레드 MLB커미셔너는 유소년 야구 활성화를 최우선 사업중 하나로 선정했다. 그리고 유소년 야구 활성화를 위해 3000만 달러의 예산까지 배정하고 나섰다. ◆위기의 야구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인 야구는 유소년 리그만 해도 리틀리그, 베이브 루스, 포니 리그 등 전국적인 체계를 갖춘 조직이 3개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FIA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유소년 야구 인구는 20% 이상 급감했다. 6~12세 사이 연령대에서 3대 유소년 야구 리그에 참여하는 숫자가 544만명에서 434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감소한 것이다. 고교 선수까지 포함되는 18세까지로 확대할 경우 감소폭은 다소 줄지만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야구를 하는 어린이의 숫자가 줄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유소년 야구 인구 급감 현상에 MLB가 긴장하는 것은 이들이 곧 미래의 고객들이기 때문이다. 야구는 성인 팬들 가운데 과거 야구를 했던 비율이 타 종목에 비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루커 온 트렌드'라는 단체에 따르면 성인 야구팬 가운데 80% 가까이가 과거 야구를 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크리스 마리낙 MLB 수석부사장은 "야구는 본인이 직접 해 본 적이 없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종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MLB의 관중 감소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유소년 야구 인구 감소는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기간 야구용품 판매가 18%나 급감한 것이다. 결국 MLB는 거액의 예산 지원과 함께 해법 찾기에 나섰다. 이렇게 해서 발견된 문제점이 과도한 조직과 코치, 부모들의 지나친 관여다. 경기를 위해서는 꼭 유니폼을 갖춰입고 9명으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유소년들의 야구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지나친 간섭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탈 조직화'와 '탈 프로그램화'가 야구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다른 종목의 유소년팀을 벤치마킹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축구는 재미와 흥미 유발을 위해 '왼발로 더 많은 득점을 한 팀이 승리한다'는 등의 규정을 만들기도 한다는 것. 또 유소년들이 늘고 있는 아이스하키는 두 팀이 구성원을 수시로 바꿔가며 경기를 하기도 하고, 코치들은 연습시간에도 가르치기 보다는 '그냥 즐겨라'고 말한다는 것. USA베이스볼의 릭 리코보노 디렉터는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듯 스포츠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종목은 다른 종목도 예외는 아니다.표참조> 프로풋볼(NFL)은 아직도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지만 유소년 풋볼인구는 줄고 있다. SFIA가 6~18세 사이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2년 사이 풋볼리그 참가자는 5.4%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뇌진탕 등의 사고가 자주 발생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농구 역시 8.3%나 감소했다. 오하이오주 고교 농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주전 선수가 아니면 힘들게 연습을 해도 실제 경기에서 뛰는 시간은 얼마되지 않아 농구를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급증세를 보였던 축구도 이 기간에는 7.1% 감소했다. 이에 반해 아이스하키와 라크로스 종목은 오히려 급증세를 보였다. 아이스하키는 33만명에서 55만명으로 64%가 늘었고, 라크로스는 30만명에서 77만명으로 158%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라크로스가 풋볼과 비슷하지만 신체 접촉이 적어 안전하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팀 스포츠 외면 이유는 전문가들은 비디오게임과 소셜네트워크(SNS)의 발전도 유소년들이 팀 스포츠를 외면하는 이유중 하나로 분석했다. 비디오게임이나 SNS에 비해 스포츠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유소년이 늘고 있다느 것이다. 전국유소년건강·안전기구의 마이클 버거론 디렉터는 "코치나 부모들도 엘리트 선수로 육성하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 전문가들은 팀 스포츠에 대한 관심 하락이 어린이 비만 증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버거론 디렉터는 "유소년 팀 스포츠가 활성화 된 시기에는 어린이 비만율도 하락했다"며 "어린이 건강을 위해서라도 유소년 팀 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필 선임기자

2015-08-09

은퇴자들 "우리는 중남미로 간다"

월 2000불 미만 여유로운 생활 비자·활인혜택 등 유치 경쟁도 불안한 치안·인프라 부족 문제 # 텍사스주 오스틴에 거주하던 페그 페어베이론 부부는 1년 전 파나마로 이주했다. 여유있는 은퇴생활을 즐기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50대 중반인 페그는 30년간 교사로 일하다 퇴직했고 50대 후반인 배우자도 직장을 그만둔 상태였다. 부부에게는 페그가 받는 월 2935달러의 교사 연금이 주 수입원이었다. 하지만 이 돈으로 오스틴에서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페그는 보조교사로, 남편도 파트타임 일을 해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 부부는 파나마의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여유있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현재 월 생활비는 2133달러.표 참조> 오스틴의 절반도 안된다. 페그가 받는 교사 연금만으로도 충분하다. 집을 짓기 위해 매달 저축도 한다. 신축 주택은 10년간 재산세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페그는 "식료품은 물론 유틸리티와 전화, 심지어 인터넷 사용료도 오스틴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며 "오스틴에 있었다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직도 일을 해야 했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애리조나주 시애라비스타에 거주하는 타린 카다몬 부부는 7년 전 은퇴했다. 은퇴 후 뭔가 삶의 변화를 꾀하던 부부는 얼마 전 중남미 이주를 결심했다. 저렴한 생활비와 온화한 날씨 등으로 은퇴자들이 거주하기 좋다는 얘기를 듣고서다. 부부는 몇몇 국가를 돌아본 후 최근 중미의 코스타리카에 주택을 임대했다. 800스퀘어피트 규모의 작은 집이지만 월 임대료는 525달러에 불과하다. 부부는 일단 이곳에 6개월간 거주한 후 인근의 파나마와 남미의 파라과이,우루과이 등에서도 생활해 볼 계획이다. 은퇴 후 중남미 국가로 이주하는 은퇴자들이 늘고 있다. 일부는 아예 삶의 터전을 옮기기도 하고 연중 몇 개월간 머물기도 한다. 이들 국가가 은퇴자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비와 생활비, 의료비용 등이 미국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소셜시큐리티 연금 정도의 수입만으론 은퇴생활이 어렵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월 평균 1500~2000달러 정도면 충분히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미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미국으로 급히 돌아와야 할 일이 생겨도 문제가 없다. 최근 미국 은퇴자들로 부터 각광받고 있는 곳이 멕시코와 파나마, 코스타리카 등이다. 이들 국가는 모두 '인터내셔널 리빙 매거진'이 선정한 '2015 은퇴자가 생활하기 좋은 세계 10개국'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들 국가로의 이주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회보장국의 소셜시큐리티 수표 발송 현황 자료를 보면 급증세를 짐작할 수 있다. 사회보장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중미 지역으로 보내진 소셜시큐리티 수표는 총 2만8126건이다. 2005년에 비해 26%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 기간 파나마 지역은 112%, 코스타리가는 32%가 급증했다는 것이 사회보장국의 설명이다. 중미 국가들의 은퇴자 유치도 활발하다. 이들의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은퇴자들을 위한 은퇴촌을 조성하는가 하면 비자발급 등에서도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가장 적극적인 국가가 파나마다. 파나마는 미국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펜시오나도 비자(pensionado visa)'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1000달러 이상 송금받는 은퇴자들에게 발급하는 체류 비자다. 소셜시큐리티 등 각종 연금도 포함된다. 특히 이 비자 소지자에게는 호텔,영화관, 식당 이용은 물론 약처방에 대한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할인폭은 영화관 등 엔터테인먼트 50%, 항공료, 식당, 전기료 및 전화료 25%, 의료비 20% 등이다. 또 파나마의 국내 은행에 5000달러만 예치하고 회사를 설립하면 '프렌들리 네이션스 비자(friendly nations visa)'를 발급한다. 회사 설립에 드는 비용은 650달러 정도로 영업 실적이 없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여전히 불안한 치안문제와 인프라 시설 미비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에 따르면 중미 지역으로 이주했던 한 은퇴자는 얼마 전 미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밤중 거주하던 집에 무장강도가 침입해 너무 놀랐기 때문이다. 다행히 벽장에 숨어있어 화는 면했지만 당장 짐을 쌌다. 그런가 하면 한 은퇴자는 "중남미에서의 내일은 내일이 아니라 단지 오늘이 아니라는 의미"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프라와 서비스 정신 부족으로 일상생활에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는 의미다. 즉,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에서의 생활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적응에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언어 문제다. 당연한 얘기지만 현지 언어에 빨리 익숙해져야 적응이 쉬워진다. 따라서 만일 중남미 이주 계획을 갖고 있는 은퇴자라면 미리 스패니시를 배우라는 것이 먼저 이주한 사람들의 조언이다. 이런 일부 문제점에도 불구 은퇴자들의 중남미 정착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교육수준이 높고 진취적 성향이 강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남미 이주'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내셔널 리빙 매거진'의 한 관계자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중남미 지역에서의 은퇴생활에 별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며 중남미로 이주하는 은퇴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필 선임기자

2015-07-26

원유보다 400배 비싸…'모유 시장' 뜨겁다

지금까지 비영리기관이 중환자실 미숙아에 공급 영리기관 뛰어들며 물량확보·제품개발 경쟁 시작 보디빌딩·치료 등 성인 수요도…관련 규정 미비 문제 하나. 원유보다 400배 비싸고 철광석보다 2000배 비싼 것은? 정답은 모유다. 현재 모유의 가격은 1온스에 4달러 수준으로 우유보다 150배, 커피보다 15배 비싸다. 최근 뜨거운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유는 하나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모유와 관련된 법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준비작업에 들어가는 주들이 늘고 있다. 모유거래의 기본 성격은 남는 젖을 버리기 아까운 산모가 젖이 모자란 산모에게 기증하는 것이다. 모유은행은 미국에서도 20세기 들어 번창하다 1980년대 HIV의 등장으로 침체기를 경험한 뒤 북미모유은행협회(HMBANA)가 창설되면서 활기를 띄게 됐다. HMBANA는 현재 북미에 18곳의 회원은행을 두고 있으며 2년 안에 10곳이 더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비영리 모유은행인 HMBANA의 반대편에 있는 것은 영리 모유은행이다. 1999년 몬로비아에 문을 연 프로랙타와 2009년 오리건에서 창업한 메도랙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개인간 거래를 돕는 일종의 모유장터인 '온리 더 브레스트'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모유판매 사이트가 갈수록 늘고 있다. 온리 더 브레스트의 공동 창업자인 글렌 스노우는 4만9000명의 멤버와 6500만 온스의 거래량을 바탕으로 곧 새로운 영리 모유은행을 열 예정이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모유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미숙아들에게 간다. '어머니의 젖 은행'의 서머 켈리 국장에 따르면 몸무게 1, 2파운드의 미숙아들은 위가 너무 약해 포뮬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물론 생모의 모유가 가장 좋지만 아직 모유가 나오지 않거나 너무 적으면 기증자의 모유를 사용해야 한다. 생모가 모유를 먹일 수 없는 치료를 받거나 약을 복용할 때도 기증자의 모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현재 HMBANA가 제공하는 모유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고 있다. 모유를 지원받는 산모는 4000명 선으로 전국 병원에서 필요한 양을 공급하려면 6만 명의 기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소아과학회 소속의 로리 펠드먼-윈터 박사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미숙아 모두가 기증자가 제공하는 모유를 공급받는다고 가정하면 공급량이 충분할 지 확신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모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영리기관이 커지자 비영리기관과 영리기관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비영리기관은 영리기관이 돈을 주고 모유를 사들이면 가뜩이나 부족한 공급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비판자들은 "영리기관이 기증자에게 돈을 주면 비영리기관으로의 기증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메도랙의 엘리나 메도 창업자는 "영리 기업은 모유의 유통기간과 유통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반박한다. 비영리기관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메도 창업자는 "우리는 이전처럼 수 백 온스 규모가 아니라 수 천 갤런 단위로 모유를 처리한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모유 기증에 대한 인센티브가 늘어나면 산업 자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비영리기관들은 기증자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 이들은 병원에 온스당 몇 달러에 팔고 이를 기증자 검사와 모유의 파스퇴르 처리 비용 등으로 사용한다. 영리기업은 기증자에게 온스당 1~2.50달러를 주고 병원에는 4달러에 제공한다. 온리 더 브레스트에서는 온스당 2.50달러에 거래된다. 프로랙타는 단백질과 지방,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강화한 모유를 2.76파운드 이하의 미숙아에게만 제공하고 있다. 이 제품은 온스당 180달러로 60일치 사용량의 가격은 1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랙타는 이 제품의 가격은 비싸지만 장의 일부를 절제해야 하는 신생아괴사성장염 발생을 줄여준다고 주장한다. 메도랙도 내년에 이와 비슷한 성분강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모유시장의 규모나 매출은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지만 프로랙타는 연 4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의 제품은 미숙아를 담당하는 중환자실 900개 가운데 150개에서 사용되고 있다.프로랙타는 작년 한 해 동안 240만 온스(1만8759갤런)의 모유를 처리했고 올해는 340만 온스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3년의 경우 북미모유은행협회 소속은행은 모두 310만 온스를 처리했다. 온리 더 브레스트의 경우 거래량이 4500만 온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모유시장의 특징은 성인들 사이에서 틈새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디빌딩을 포함한 피트니스용과 만성질환자용이다. 거래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며 흔히 깨끗한 수퍼푸드로 선전된다. 소화가 잘 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이유 때문이지만 의학적으로는 효능이 확인되지 않았다. 모유는 우유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적다. 모유는 또 장과 감염질병 치료제 연구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분야에서 모유는 '하얀 혈장'이라고 불리며 막 연구가 시작된 단계여서 앞으로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모유 기증자는 아이를 먹이고도 젖이 남거나 아이가 모유에 앨러지 반응을 보여 먹이지 못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이가 태어난 지 몇 주 혹은 몇 달 안에 죽어 아이를 기리기 위해 젖을 기증하는 이들도 있다. 일부 모유은행에는 이런 기증자를 위해 죽은 아이의 이름과 생일을 적은 명판을 붙여놓기도 한다. 하지만 모유 수요가 늘고 시장이 커지면서 돈을 받고 모유를 팔기 위해 안전하지 않은 방법으로 모유량을 늘리거나 자신의 아이에게 모유를 덜 먹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모유에 우유를 섞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돈을 주고 모유를 사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반면 수익이 나면 기증자에게 돈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돈을 받는 것을 옹호하는 이들은 기업이 수익을 내면 기증자에게 돈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모유 기증자에게 돈을 준 것도 최근의 일이어서 프로랙타는 2014년부터 대가를 지불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메도랙은 디트로이트에서 모유를 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흑인여성모유수유협회가 강력하게 반발했고 모유 매입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모유 매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인간의 체액이나 장기는 정부의 엄격한 통제와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모유는 그렇지 않다. 식품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연방식품의약국(FDA)은 개인간 거래에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모유가 위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지만 비공식적 거래나 판매에 대한 규정은 없다. 모유기증과 모유은행에 대한 법규정이 있는 곳은 가주와 텍사스, 메릴랜드, 뉴욕 4개 주에 불과하다. 법규정 마련을 추진하고 있는 곳도 뉴저지와 미시건뿐이다. 안유회 선임기자

2015-07-16

그리스·중국 해결돼도 혹시… 전세계 '불황 걱정'

미래 경기 선행지표 역할 구리 가격 올 들어 27% 하락 원유·철도 동반 추락 그리스·중국 문제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미국 금리인상 변수 남아   그리스의 재정적자와 중국의 주가폭락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두 개의 충격이 전세계를 불황으로 끌고 갈 것인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스나 중국의 문제는 일단 급한 불은 끈 형국이다. 13일(현지시간) 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그리스에 3차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정부도 주가폭락에 대해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폭락세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두 사안 모두 불똥이 어디로 튈 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에는 채권단의 추가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이 붙었다. 개혁안이 요구하는 긴축을 시행하면 그리스 경제가 빚을 갚을 수 있을 정도로 회생할 지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유로존 내에서 그리스 사태 해법을 놓고 독일과 프랑스가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이질 지 모른다.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의 상황도 낙관할 수 없다. 절반 이상의 상장사가 3개월간 거래를 중단하고 대주주의 주식매도가 금지되는 등 비상수단에 의해 증시가 일시 안정됐기 때문이다. 이 사태가 실물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는 두고 봐야한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주가폭락의 영향으로 0.1~0.6%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 들어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전망을 4월엔 3.5%로 내다봤으나 이달엔 3.3%로 낮췄다. 세계은행도 전망을 3.4%에서 3%로 낮췄다. 이미 10%대 성장이 깨진 중국은 애초 7% 성장은 지킨다는 입장이었지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4~5%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또 주가거품 말고도 신용·부동산·투자 거품이 남아있다. 이중 투자 버블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년간 투자붐을 타고 쌓인 총고정자본형성은 GDP의 45%에 이를 정도로 폭증했다. 올해에만 건설 예정인 쇼핑몰은 1188개에 이르고 지하철 건설이나 확장에 나선 도시는 28곳이나 된다. 새로 건설될 공항도 26개다. 2007년 투자붐 이후 중국 은행의 대출액은 3배가 뛰어 26조 달러에 이른다. GDP의 250%에 이르는 은행 대출금은 신용·자산 거품을 낳고 있다. 그리스와 중국 사태로 세계경제가 붕괴로 추락하지는 않더라도 불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이미 전세계에서 미국만 나홀로 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의 불황이 심화되면 미국경제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그리스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면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며 미국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겨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화 강세로 미국의 수출은 어떤 방식으로든 타격을 입게 된다. 원자재 시장도 세계경제의 불황 진입 우려를 낳고 있다. 필수 산업재로 전세계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구리값은 올해 들어 27% 하락했다. 지난 6일 하룻만에 3.5%나 하락하며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구리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제조업의 전망이 좋지 않아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리값 폭락은 중국 증시 폭락이 다른 경제 부문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가도 최근 반등세를 접고 하락세로 들어섰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이란산 원유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수요 하락 전망도 그에 못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는 최근 다시 30달러대 추락설이 나올 정도로 전망이 좋지 않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도 최근 13개월 동안 80%가 떨어져 악화된 경기 전망을 대변했다. 그리스와 중국 사태와 함께 세계경제의 3대 변수로 꼽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도 상황이 복잡해졌다. 그리스와 중국 사태로 연준 내에서 의견은 엇갈리고 있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10일 "올해 후반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첫 조치를 취하는 게 적절한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올해 안 인상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IMF는 몇 차례에 걸쳐 연준에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지 말라는 뜻을 전달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국의 경제를 흔들면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미국에선 2분기 성장률에 대한 낙관론이 터져나왔다. 1분기에 성장률 -0.2%를 기록했던 미국은 2분기에는 2%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은 이와는 다르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연매출 10억 달러 이상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분기 전망은 썩 좋지 않았다. 많은 CFO가 내놓은 2분기 매출과 이익 전망은 5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매출 전망은 대부분의 산업에서 하락했지만 특히 에너지 부문이 좋지 않았다. 1분기 5.4%의 매출성장을 기록했던 에너지 부문의 2분기 전망은 3.1%로 떨어졌다. 1분기 5.4% 성장을 보인 순익도 2분기 전망은 3.1%로 줄었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는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기를 받쳐왔다. 그리스·중국 사태 이후 불황을 우려하는 것은 이번에 다시 경기가 식기 시작하면 부양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현금과 금리라는 최후의 카드를 썼기 때문이다. 안유회 선임기자

2015-07-13

"OPM<연방인사관리처> 해킹은 '사이버 진주만 공격' "

공무원 등 2500만명 개인정보 유출 소셜시큐리티 번·지문까지도 훔쳐가 수사당국, 중국 정부에 의심의 눈길 중국측 "근거 없는 모함 말라" 반발 대규모 연방정부 공무원 개인정보 해킹 사건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수사당국이 중국 정부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9일 연방인사관리처(OPM)의 전산시스템이 해킹을 당해 2150만명의 전·현직 연방공무원과 지원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중에는 신원조회 요청자 1970만명과 가족 및 배우자 180만명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달 초에도 OPM 해킹으로 42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기관에 대한 해킹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빗대 '사이버 진주만 공격(Cyber Pearl Harbor)'이라며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해킹 사실 발표가 있던 9일 국가정보국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즉각 "중국인 해커들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임스 코메이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이에 동조하고 나섰다. 코메이 국장은 "아직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일반 해커들의 소행 보다는 외국 정부기관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의 개입설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외국 정보기관 입장에서는 이것 보다 유용한 정보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원들도 중국에 혐의점을 두는 것은 마찬가지다. 연방상원정보위원회 소속의 수잔 콜린스(공화·메인주) 의원은 "이번 해킹은 매우 교묘하게 이뤄졌다"며 중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발표 직후인 9일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중국 정부의 개입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는 어떤 형태의 해킹에도 관여한 바 없을 뿐 아니라 해킹 행위에 반대하며 이의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양국은 사이버 보안 문제에 있어 미·중 양국의 건설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10일에는 홍 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직접 나섰다. 그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배후인지 밝히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철저한 수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근거 없는 비난을 중단한다면 미국 정부의 수사에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이런 반응에도 이번 해킹 대상이 연방정부 주요 기관 공무원들의 개인정보라는 점에서 미 수사당국은 중국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직원 정보가 유출된 곳이 국무부와 국방부, 에너지부 주요 부처뿐 아니라 연방수사국(FBI)와 중앙정보국(CIA)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또한 고위 공직자들의 정보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 정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정보 전문가는 "유출된 정보들은 협박성 편지나 첩보활동에 장기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해킹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보안 시스템을 뚫고 각종 기밀 문서들을 빼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의 국가 안보는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공화당 대선 후보중 한명인 린드세이 그래함 연방상원의원은 "이번 사태는 국가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보안 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오바마 정부를 비난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의 아담 쉬프 의원(민)도 "연방정부의 컴퓨터 시스템이 해킹을 당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판이 쏟아지자 캐서린 아출레타 OPM 처장은 10일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사임을 발표했다. 백악관의 마이클 다니엘 사이버보안 코디네이터는 "현재 다양한 옵션들을 검토 중"이라며 "어떤 대응이 적절할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혀 중국의 배후 사실이 드러날 경우 미·중간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전망이다. 김동필 선임기자 ================= 일문일답으로 알아본 '공무원 개인정보 해킹'  전·현직 연방공무원은 물론 지원자도 포함 대상자 개별 통보…3년간 무료 크레딧 점검 -대상자는 누구인가. "연방인사관리처(OPM)에 2000년 이후 신원조회 요청자들이 대상이 됐다. 특히 SF(Standard Form) 86, 85 또는 85P를 제출한 사람들이 가능성이 높다. 2000년 이전 요청자들의 유출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가 유출됐나. "대부분의 개인 정보가 포함돼 있다. 소셜시큐리티 번호, 거주지 주소, 학력사항과 경력, 가족과 지인 관련 정보, 건강, 전과여부, 재정상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신원조회 과정에서의 인터뷰 내용과 지문도 포함됐다." -과거 해킹 사건과 다른점이 있다면. "주요 소매업체들을 상대로 한 해킹에서는 크레딧카드 번호나 전화번호, 주소 등이 대상이었다. 또 일부 건강보험사 해킹에서는 소셜시큐리티 번호와 건강기록 등을 노렸다. 이번처럼 개인의 사생활 관련 정보를 모두 빼간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해킹 당하지 않은 정보는 있나. "신원조회 과정에는 신청자의 정신건강 기록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들 정보는 별도로 보관이 되어 있어 이들 정보까지 해킹됐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대상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OPM은 이번 주 해킹 피해자들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이들에게는 최소 3년 이상 무료로 본인의 크레딧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3년은 일반적으로 해킹 피해자들에게 제공하는 18개월 무료 크레딧 점검에 비해 긴 기간이다. 또한 질문에 응답할 수 있는 콜센터도 오픈할 예정이다. 관련 궁금증이 있다면 웹사이트(www.opm.gov/cybersecurity)를 참고해도 된다." -추후에도 보호받을 수 있나. "연방공무원 노조는 평생 무료 크레딧 점검 혜택을 요구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적다. 다만 정부는 이번 해킹 피해 여부와 관계없어 모든 연방공무원에게 크레딧 점검과 신분도용 방지 방안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직 무료 서비스 기간은 명확하지 않다."

2015-07-13

공화 대선후보 난립… 당선보다 '유명세' 의도도

지난 1일 뉴스 전문채널 CNN은 깜짝 뉴스 한가지를 보도했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2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위를 차지했건만 헤드라인은 '트럼프 2위'였다. '부시 1위'는 예상된 결과지만 '트럼프 2위'는 예상 밖의 결과라는 의미가 담긴 듯했다. 트럼프는 정치적 경력이 전무한데다 최근 멕시코계 이민자들을 마약범죄자와 성폭행범에 비유한 막말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 무리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트럼프의 선전이라기 보다는 공화당 후보들의 '도토리 키재기' 경쟁에서 원인을 찾는다. 지난 달 30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공화당의 주요 대선 후보는 총 14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다 스캇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와 존 카시 오하이오 주지사도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비롯해 5명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 공화당의 이같은 후보 숫자는 역대 대통령 선거 최다다. 1980년 이후만 살펴보면 종전에는 2000년과 2012년의 11명이 최다였다. 이어 1996년과 2008년에 각각 10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1980년에는 7명, 1988년에는 6명이 출마했다. 한 전문가는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재선에 나서는 선거가 아닌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 숫자는 평균 9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 선거에는 평균의 배 가까운 숫자가 나선 셈이다. 이같은 공화당 후보 난립현상은 왜 벌어진 것일까? 정치 전문가들은 공화당 내 유력 후보의 부재를 첫번째 이유로 꼽았다. 지지율 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후보가 없다보니 우후죽순처럼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80년과 88년 선거 당시에는 로널드 레이건(80년)과 조지 H 부시(88년)라는 확실한 후보들이 있어 출마자 수가 많지 않았다. CNN이 공화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도 지지율 20%가 넘는 후보가 한명도 없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공화당원들의 확실한 지지를 확보한 후보가 없다는 얘기다. 1위를 기록한 젭 부시 후보의 지지율도 19%에 불과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가 12%로 2위, 마이크 허커비가 8%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벤 카슨과 랜드 폴이 각각 7%를 얻었다. 나머지 후보들도 6~1%까지 촘촘하다. 여기에다 선거자금 모금이 과거보다 용이해졌다는 점도 후보 난립의 원인중 하나로 지적됐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거자금 모금이 가능해졌고 2010년 선거법 개정으로 외곽정치조직인 이른바 '팩(PAC)'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활동도 허용된다. 그만큼 후보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출마 후보들의 다양성도 원인으로 꼽혔다.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해 보면 극 보수부터 중도 보수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젭 부시, 마코 루비오 후보는 연방정부 규모를 축소하지 않는 상태에서 현안들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반해 랜드 폴은 좀 더 보수적이다. 연방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마약과의 전쟁강화, 정부의 감시활동 축소 등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은 현 공화당 주류의 시각과도 차이가 있다. 또 마이크 허커비와 닉 샌터롬은 대기업과의 거리 유지를 주장하고 이민정책과 자유무역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테드 크루즈의 정책도 오른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다. 그는 메디케이드, 푸드스탬프 등 연방정부의 복지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하고 노조 약화, 낙태 반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 당이 3회 연속 대선에서 승리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도 공화 후보들에겐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임으로 다음은 공화당의 차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대선에 나서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 후보는 당선이 목적이 아니라 애초부터 대선출마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필 선임기자 ==================== CNBC가 분석한 대선 출마 이유 이와 관련 CNBC는 최근 공화당의 일부 후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대선에 나선 이유를 분석해 관심을 모았다. ◇유명세 게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하더라도 유명세를 얻는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2008년 대선에도 출마해 8개주 예선에서 승리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다. 이를 계기로 대선 후 그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진행자로 발탁됐고, 이후 보수 공화당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그 덕에 그는 이번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2년 대선에도 나섰던 릭 샌토럼은 이후 영화사를 운영했고, 역시 2012년 대선 출마 전까지는 무명이었던 허먼 케인도 대선 후 보수적인 사회운동가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새라 페일린은 대통령 후보는 아니었지만 대선을 통해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는 경우다. 2008년 존 매케인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에 나섰던 페일린은 비록 선거에서는 졌지만 이후 저술 활동과 TV진행자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칼리 피오리나와 도널드 트럼프도 선거 이후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일한 여성 후보인 피오리나의 경우 공화당이 대선에서 승리 할 경우 장관 발탁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구원의 기회 대선을 정치적 위기 돌파나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키는 기회로 활용하는 경우다. 샌토럼은 2006년 펜실베이니아주 연방상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대패한 후 정치 생명이 끝날 위기였다. 하지만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전에 나서 미드 롬니 후보와 경합을 벌이면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2007년 뉴욕 주지사에서 물러났던 조지 파타키도 대선 도전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번 대선 도전이 그를 끈질기게 괴롭혔던 '브리지케이트'에서 벗어난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015-07-05

"LA한인타운 다인종 거주지 변모중"…건축가 크리스 박 대표의 '타운 개발붐' 진단

경제력 있는 젊은층 유입 늘어 아파트·콘도 등 주거 수요 증가 저소득층 임대 유닛 늘리려면 주차공간 등 규정 완화 필요 LA한인타운에 개발 바람이 거세다. 곳곳에 콘도,아파트,주상복합이 들어서고 추진중인 것도 상당수다. 이미 2500유닛에 가까운 아파트 신축 계획이 발표됐고, 주상복합 프로젝트들도 진행중이다. 재개발 타당성을 검토중인 것들도 있다. 이렇듯 건수도 많지만 대형 프로젝트들이 많다는 것이 최근의 특징. 아파트는 최소 100유닛에서 300유닛 가까운 것들이고 주상복합도 고층들로 계획되어 있다. 이처럼 개발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타운 이미지도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그동안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빈 땅들이 사라지고 칙칙하고 낡은 건물들도 현대적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주민들에 대한 배려 없이 개발업자의 이익만 우선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난개발'에 대한 우려다. 당장 논란이 불거진 것이 8가와 카탈리나 코너에 진행중인 초고층 아파트 개발이다. 지난 17일 LA시의회가 27층 아파트 신축 허가안을 통과시키자 일부에서는 소송 계획까지 밝히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타운 개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대형 개발업체들로 부터 매력있는 투자 지역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설계 및 컨설팅 업체 아키온의 크리스 박 대표를 만나 최근의 타운 개발 트렌드 등을 들어봤다. 박 대표는 최근 정스백화점 부지의 콘도 개발과 6가와 버몬트 코너의 아파트 개발 프로젝트 등을 발표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박 대표는 타운 최대 주상복합인 '솔레어' 개발을 주도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LA한인타운이 각광 받는 이유는. "타운은 매력적인 곳이다. 우선 LA의 상징적인 지역인 다운타운과 할리우드, 베벌리힐스 등이 자동차로 10~15분 거리에 있다. 그만큼 지리적 장점이 크다. 어느 지역보다 인종적 다양성을 보인다는 것도 강점이다. 현재 타운에는 한인 뿐 아니라 타인종 젊은층의 유입이 많다. 경제력을 갖춘 다인종 거주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문화의 중심지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한국 상품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타운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업자 입장에서는 투자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없다." -앞으로도 개발이 계속된다는 뜻인가. "아직 아파트 등 노후 건물이 많다. 그만큼 재개발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그동안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았다. 다운타운 팽창으로 인한 부수 효과도 있다." -어떤 효과가 있나. "개발은 생활환경의 개선을 의미한다. 주거 환경이 좋아지면 구매력 있는 인구가 유입되고 결국 타운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것이다." -인기 주거지가 되려면 다른 요소들도 필요할텐데. "특히 학교 문제가 중요하다. 타운 내 학교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윌셔가에 있는 유대인 교회가 새 사립초등학교 설립 작업을 진행중인데 이는 타운 거주에 관심을 보이는 젊은 유대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커뮤니티센터 건립 작업도 진행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면 갈 곳이 없는 실정이다." -랜드마크적인 건축물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솔레어가 있지 않나(웃음). 굳이 랜드마크 건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 한국도 신축 건물의 대부분이 현대식이다. 외형적인 것 보다는 음식 등 문화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말이 나온김에 솔레어 개발 당시 얘기 좀 해달라. "2002년 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해 2009년 완공했다. 당시 시정부는 그 자리를 버스 정류장으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었다. 타운 중심지역인데 버스 정류장이 생긴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MTA와 CRA(커뮤니티재개발국),시정부 등을 설득했고 투자자들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매각하기는 했지만 건축가로서는 만족했다." -주상복합 형태가 늘고 있다. "생활형태 변화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다. LA시는 자동차 문화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다. 주요 도로 변에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그 뒤에 주거지가 만들어지는 형태다. 그러다 보니 지역별 단절 현상이 나타난다. 즉, 한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면 자동차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는 시간이 중요한 요소다. 또한 우버(uber)등의 이용이 늘면서 자동차 소유에 대한 욕구도 이전 세대에 비해 약하다. 자연히 주거와 쇼핑 공간이 함께 있는 주상복합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타운도 마찬가지다. 올림픽, 8가, 윌셔, 6가, 웨스턴, 버몬트 등 큰 길을 따라 상가가 형성되어 있고 그 뒤가 주거지다. 특히 타운은 주상복합이 많아지면 상권이 하나로 묶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타운 곳곳을 걸어다니면서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자연히 교통체증도 완화될 것이다." -임대료 상승을 우려하는 한인들이 많다. 서민층 입주 대책도 마련돼야 하는 것 아닌가. "개발에 반대하는 쪽에서도 이를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운다. 타운에는 저소득층 아파트(어포더블 하우징)가 200여 유닛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서는 양호하지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개발업체 입장에서는 저소득층 유닛을 늘리면 손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정부 등에서 아파트 건축 규정을 완화하는 것도 한가지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현재의 의무 주차공간 면적을 줄여 유닛을 늘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이런 조치 없이 무조건 의무 비율만 높인다면 투자업체들이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 (가주대법원은 지난 15일 아파트 건축시 저소득층 유닛 비율의 의무화 권한이 각 시와 카운티 정부에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아파트 개발시 저소득층 유닛 포함을 의무화한 샌호세 시정부의 조례가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지난 2009년 시정부를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김동필 선임기자 ▶크리스 박 대표는 1962년 한국에서 출생해 8세대 미국으로 이민. 페어팩스 하이스쿨과 캘폴리 포모나대 건축과를 졸업했다. 부동산 설계 및 개발 컨설팅업체인 아키온(Archeon) 대표. 이웃케어클리닉(옛 건강정보센터) 애린 박 소장과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2015-06-21

[선임기자 리포트] '수수료 비싼 401K 플랜 선택은 회사의 잘못' 판결…작은 회사는 401K 제공 포기할 수도

회사도 기관투자가 같은 신의성실 의무 일부 부담 수수료만 다른 비슷한 구성의 회피상품 늘어날 수도 지난 18일 대법원이 "기업은 직원들의 401k가 부적절한 투자가 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에디슨 인터내셔널의 전·현직 직원들은 회사가 수수료가 비싼 401K 플랜을 선택해 손실을 보았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과잉 수수료와 투자 손실에 대해 원고에 37만732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소송 제기일로부터 6년이 지난 일이라는 이유로 회사 손을 들어주었던 2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이번 판결은 두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지난해 9월 30일 현재 5300만 명이 가입한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플랜에 상대적으로 비싼 개인투자자 수수료가 적용되는 펀드가 적합한 것이냐는 것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 중 하나는 수수료였다. 뮤추얼 펀드는 주로 일반 개인에게 판매하는 개인투자자용 펀드와 주로 기관과 연금펀드에 판매하는 기관투자가용 펀드로 나뉜다. 수수료는 개인투자자용 펀드가 더 비싸다. 소송에서 원고는 회사가 수수료가 비싼 개인투자자용 펀드를 선택해 장기적인 투자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수수료는 장기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지금까지 열띤 논쟁거리였다.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10만 달러를 20년간 투자했을 때 수수료 0.25%와 1%의 투자수익은 3만 달러의 차이를 보였다. 뉴욕 소재의 싱크탱크인 디모스는 2012년 평균 수입이 15만5000달러인 맞벌이 부부를 기준으로 할 때 수수료가 평생 투자 수익의 3분의 1에 해당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반대로 수수료가 높은 일부 펀드는 수익도 높았다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지만 예외적인 경우로 보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대체로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펀드는 1% 정도의 수수료가 일반적이다. 소극적으로 관리하는 펀드는 이보다 싸다. 판결의 또 다른 의미는 기업도 기관투자가의 신의성실 의무를 일정 부분 안게 됐다는 것이다. 기관투자가에게는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고 투자자의 신뢰와 기대를 배반해선 안 되는 신의성실 의무가 있다. 401K의 제공자인 기업도 투자 플랜을 감독하는 신의성실 의무를 갖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로 401K 펀드와 운용에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선 직원들이 401K와 관련해 회사를 상대로 소송하는 것이 쉬워졌다는 것이 꼽히지만 당장 기업은 401K 운영에서 부담이 늘었다. 수수료와 관련한 플랜의 심의를 늘리고 수수료가 비싼 상품을 그렇지 않은 상품으로 대체하고 펀드사와 수수료 인하 협상을 하려면 인력과 시간이 들어가야 한다. 반면 이번 판결이 선의를 갖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가입 직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소규모 직장에서는 401K에 가입하지 못할 수도 있고 옵션이 지금보다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규모 회사의 경우 어쩔 수 없이 고비용 옵션을 택하는 곳도 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직원의 혜택만큼 회사가 받는 혜택도 고려한다. 작은 회사의 경우 전직원에게 혜택을 제공하면서 수수료가 낮은 펀드를 고르기 어려울 경우 소송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아예 401K를 고려하지 않거나 없애는 곳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과 같은 판결을 피해 갈 수 있는 복잡하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에는 회사는 대체가 가능한 비슷한 펀드가 있다면 수수료가 싼 것을 고를 수 있다는 언급이 있다. 이번 판결의 취지와 상관없이 회사는 펀드를 선정할 때 수수료 구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수익보다 수수료에 우선하는 판결 앞에서 성격은 비슷하지만 수수료가 조금씩 다른 상품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내용이 비슷한 상품이 여러 개 있다면 수수료가 싼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용이 비슷하다고 해서 수익이 같지는 않다. 수수료가 비싸지만 수익이 높을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 판결이 가입자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볼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에도 결국 투자 수익을 올리는 데는 개인의 역할이 크다고 조언한다. 우선 자신의 401K 투자 상품과 수수료를 확인하라고 권한다. 안유회 기자

2015-05-25

공화당은 변신 중…대선 후보도 '무지개 연합'

출마선언 6명중 4명이 소수계·여성 "후보 다양성 득표로 연결" 기대감 사회보장 혜택 문제 이슈화 선점도 공화당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16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 이런 변화는 최근 두번의 대선(2008, 2012) 패배로 '백인정당'이라는 이미지 탈피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급성장중인 라틴, 아시안계 등 소수계와 여성표를 얻지 못하면 백악관 탈환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형성된 것이다. 중간선거를 앞둔 지난해 9월 열린 가주 공화당 전당대회의 화두도 '소수계 표 공략'이었다.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랜드 폴 연방상원의원(켄터키주)은 당시 행사에 참석해 "'소수계는 민주당 성향'이라는 고정관념부터 깨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가주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화당의 이런 행보는 주목을 받았다. 이런 분위기는 대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일단 공화당 후보로 나선 인물들의 면면 부터가 관심을 끈다.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후보중 소수계, 여성 후보 비율이 역대 선거중 가장 높다. 또 민주당의 전유물로 인식되어 온 사회보장 혜택 이슈도 선점하려는 모습를 보이고 있다. *무지개 연합 지금까지 대선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후보는 총 6명.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테드 크루즈(텍사스),랜드 폴(켄터키)등 연방상원의원 3명에 유명 의사인 벤 카슨,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회장과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가세했다. 이중 마르코 루비오,테드 크루즈 의원은 쿠바계이고 벤 카슨은 흑인. 또 칼리 피오리나 후보는 잘 알려진 여성 기업인이다. 여기에 출마를 저울질중인 바비 진달(인도계) 루이지애나 주지사까지 나설 경우 인종 구성은 더 다양해진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CNN은 '공화당 대선 후보는 무지개 연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히려 민주당에서는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을 포함해 백인 후보들만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선 후보군만 놓고 보면 '민주당=이민자 정당','공화=백인정당'이라는 등식이 무색해진다. 존 맥케인이 공화 후보로 나섰던 2008년 대선 당시 공화 후보군중 소수계나 여성 후보로는 외교관 출신의 앨란 키이스(흑인)가 유일했다. 미트 롬니가 최종 후보로 결정된 2012년 대선에서도 여성 후보 1명(미셸 바크만)에 흑인후보 1명(허맨 캐인)이 고작이었다. 이런 후보군의 다양성이 과연 득표력까지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지만 당내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다. 공화당의 선거 전략가인 론 본진은 "당장의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전제한 후 "하지만 후보군의 다양성이 소수계나 여성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고, 이는 득표에서도 흡인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후보군의 다양성은) 계획된 선거전략은 아니지만 공화당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표가 아쉬운 접전 상황에서 소수계, 여성표의 흡수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은 남성 유권자 득표율에서 민주당에 8%포인트 앞선 반면, 여성 유권자 득표율에서는 민주당에 12%포인트나 뒤졌다. 특히 아시안과 흑인 유권자 득표율에서는 민주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인 바 있다. *사회보장 혜택 이슈 선점 민주당의 전유물로 생각됐던 사회보장혜택 이슈도 공화당 후보들에 의해서 먼저 공론화 될 전망이다. 특히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소셜시큐리티 연금, 메디케어 프로그램같은 사회복지 혜택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줄이려면 차라리 연방의원들이 받는 연금 혜택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동영상 출마선언에서 "워싱턴은 그동안 많은 거짓말을 해 왔고, 국민들로 부터 많은 것을 빼았가 갔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정부가 은퇴자들에게 약속한 것을 없애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화당 대선 후보가 사회복지 혜택의 유지 및 확대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 진다. 공화당의 선거 전략가인 켈리앤 콘웨이는 "허커비는 경제 포퓰리즘을 공약으로 들고 나온 최초의 공화당 대선 후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사회보장 정책에 관한 한 당 내 다른 대선 후보들과는 다른 입장에 서게 됐다고 평가한다. 한국이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문제로 시끄럽듯이 미국도 사회보장 혜택 문제는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소셜시큐리티 기금의 고갈과 재정적자 확대로 혜택 축소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은 기본적으로 사회보장 혜택의 확대에 부정적이다.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은 사회보장 혜택의 확대가 '큰 정부'를 만들고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낳는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핵심 지지층인 백인 은퇴자들 가운데 상당수도 소셜시큐리티 연금 등 사회보장 혜택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민스럽다. 허커비의 주장에 당내의 부정적인 반응도 많다. 공화당 지지그룹의 한 관계자는 허커비의 주장을 '선거용'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또 조지 W.부시전대통령의 정치고문을 역임한 피트 웨너는 "허커비는 왼쪽으로 많이 간 상황"며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말했다. 주요 정치인 가운데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소셜시큐리티 연금 수령 가능 연령을 높이고, 연금도 재산 정도에 따라 지급하자고 주장을 내놓고 있다. 지지층에 따른 입장차도 있다. 부유층의 지지를 받는 의원들은 사회보장 혜택의 축소를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현상 유지 정도를 선호한다. 공화당 내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티파티 지자들도 소셜시큐리티 연금이나 메디케어 혜택을 축소하려면 다른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정치 전문가들은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가 시작되면 사회보장 혜택에 대한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특히 플로리다 등 은퇴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상당한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화 후보간 논쟁이 뜨꺼워지면 자연스레 이슈 선점의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필 기자

2015-05-10

오케스트라 성패 좌우…'막강 권한' 뮤직 디렉터

미국서 연봉 200만 달러 내외는 단 3명 100만 달러대도 5명뿐… 평균 52만 달러 정상급들 지휘 한번에 4만~5만 달러 유명 지휘자는 두 세곳씩 디렉터 맡아 단원 채용·해고권 등 인력 관리 총괄 대신 명성 올려줘야 하는 막중한 자리 최근엔 운영기금 마련 역할 떠맡아 "음악보다 마케팅에 주력" 지적 받기도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사태가 결국 정명훈 예술감독의 업무비 횡령 수사로 비화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두 곳의 시민단체가 정감독이 항공권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 공금 횡령의 의혹이 있다고 고발, 서울 종로경찰서가 본격 수사에 나섰다. 지난 2005년 서울시향의 예술감독(Music Director)으로 취임한 정명훈씨에 대한 '고액 연봉', '부도덕한 업무 처리'등에 대한 문제 제기는 2011년 말부터 시작됐다. 그러던 중 결국 서울시향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4월 15일로 예정된 LA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의 LA필하모닉 초청 연주회를 급히 취소하면서 서울시향 사태가 미국 음악계로 까지 전해지게 된 것. 보도에 의하면 정명훈씨는 서울시향의 예산을 관리하는 서울시로 부터 연간 20억원이 넘는 봉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 제기의 핵심은 '연봉 이외에도 지휘료, 항공료, 렌터카비, 대외 섭외비, 국내활동 판공비 등이 포함된 엄청난 특권적 대우는 서울시향의 규모와 활동에 비견해 볼 때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명훈씨 측근은 세계적 명성의 지휘자로 이 정도 연봉 수준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비호한다. 이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니다. 미국 교향악단 중에도 200만 달러 연봉 지휘자는 있다. 하지만 그 수는 3명 정도. 시카고 심포니의 리카르도 무티,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마이클 틸슨 토마스가 200만 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연봉을 받고 있으며 내셔널 심포니의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195만 달러를 받는다. 대부분 뮤직디렉터들이 큰 수입을 얻고는 있으나 이에는 한참 못 미친다. 오케스트라 비즈니스 전문업체 '어댑티스트레이션'(Adaptistration) 통계에 의하면 현재 미국 오케스트라의 뮤직디렉터 평균 연봉은 51만8000 달러. 이를 감안하면 서울시 시민단체들이 정명훈씨 연봉을 문제 삼을 만도 하다. 과연 오케스트라의 뮤직디렉터(Music Director)란 어떠한 자리인가? 이처럼 엄청난 연봉을 받는 그들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관현악단 이외에도 뮤직 디렉터가 활동하는 곳은 많다. 영화 제작사나 TV 라디오 방송에서 음악 담당자도 뮤직디렉터로 부르고 대학의 음악과 대표도 뮤직디렉터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의 뮤직 디렉터는 음악만 담당하는 직책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오케스트라에서는 상임지휘자를 뮤직디렉터로 부른다. 연주회를 주도, 지휘를 하는 역할 뿐 아니라 레코딩 작업을 관장하며 오케스트라 단원을 관리하고 이들의 음악적 기량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는 오케스트라를 빛내야 할 책임을 져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들을 '퍼블릭 페이스'(Public Face)로 부른다. 한국식 속된 표현을 쓰자면 '얼굴 마담'이다. 게다가 실권까지 쥐고 있어 오케스트라 멤버들을 채용하고 해고하는 일 등 전반적 인력 관리를 총괄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뮤직디렉터의 역량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흥망성쇠가 달려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보수적 도시 보스턴에서 창단된 보스턴 심포니가 전세계 10위권 오케스트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초기 헝가리 출신의 거장 아르투르 니키쉬의 뛰어난 통찰력 덕이다. 그는 단원들에게 진보적 의식을 끊임없이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신흥 공업도시 시카고 시 정부의 후원을 받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자리 잡아가던 시카고 심포니가 갑자기 추락한 것은 2대 상임지휘자였던 프레데릭 스톡이 세상을 떠나면서. 프레데릭 스톡이 37년간을 재임하며 미국 최고의 관현악단으로 승승장구하던 시카고 심포니는 1942년 그의 사망과 함께 음악성이 침체,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오랜 고통을 딛고 시카고 심포니가 제 2의 부흥을 맛보게 된 것은 프리츠 라이너가 취임하면서다. 이후 시카고 심포니는 정상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현재 뮤직디렉터(리카르도 무티)에게 가장 높은 연봉을 주는 미국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군림하고 있다. 훌륭한 지휘자를 거물급 장인을 의미하는 '마에스트로'(Maestro)로 부르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엄청난 능력 때문이다. 영어로 치자면 'Master'의 뜻이다. 스타탄생의 시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뮤직디렉터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이들의 수입도 늘어났다. 유명 지휘자의 경우 보통 뮤직디렉터 직위를 2~3개 갖고 있으며 객원지휘 소득도 만만치 않다. 정상급 지휘자 경우 한번 지휘에 4~5만 달러 정도 받는다. 2003년 뉴욕필의 로린 마젤이 서울시향을 한차례 지휘하고 10만 달러를 받아 뉴스가 되기도 했다. 권리 만큼 책임도 크다. 단원의 음악적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오케스트라의 명성을 드높여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오케스트라 멤버는 80~100여명 정도. 기량이 뛰어난 멤버를 확보하고 충분한 대우를 해주려면 엄청난 운영비가 필요하다. 이런 필요에 의해 최근에서 대다수 오케스트라가 뮤직디렉터에게 기금 모금의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도 많다. 음악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거장 신화'라는 저서에서 클래시컬 뮤직계도 상업주의에 휘둘려 21세기에는 뮤직디렉터의 역할이 음악보다 마케팅에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이나 기자 여성에겐 아직도 '좁은 문' 지휘세계에도 여성에게는 여전히 높은 유리벽이 존재한다. 현재 세계 오케스트라에서 뮤직디렉터로 활동하는 여성은 손꼽을 정도. 미국의 20대 오케스트라 중 여성 상임 지휘자는 볼티모어 심포니 마린 알솝 뿐이다. 국제 무대에서는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단의 뮤직디렉터 시몬 영(Simone Young)이 알려져 있다. 1956년 뉴욕에서 태어나 줄리아드대학와 대학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마린 알솝은 볼티모어 심포니의 12대 뮤직디렉터로 취임한 후 뛰어난 실력과 지도력으로 2020-2021년 시즌까지 계약이 연장된 상태다. 최근에는 사회적 인식이 좋아지며 지휘에 도전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LA 필도 최근 리투아니아계 여성 부지휘자(Mirga Grazinyte-Tyla)를 영입한 바 있다. 한인으로는 첼리스트 장한나가 지휘자로 데뷔했으며 보스턴 심포니에서 부지휘자를 지낸 성시연씨가 현재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2015-04-21

'백신 접종' 찬·반 세력 격전장 된 가주

미시시피·W.버지니아만 의무화 가주서 통과되면 타주도 큰 영향 개인·종교적 신념이 우선 "백신에 자폐증 유발 물질있는데 제약회사·정부가 의도적인 은폐" 공공의 안전 더 중요하다 "무접종 증가…일부 학교 75%까지 최근에 백일해·홍역 창궐한 원인" 지난 8일 가주 상원 보건위원회가 가주내 모든 어린이들의 백신접종을 의무화한 SB277 법안을 6-2로 통과시키면서 백신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법안의 핵심은 개인적·종교적 신념에 의한 백신접종 면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1976년부터 인정한 면제권을 박탈하려 하자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게 할 수 없다는 측과 공중보건에 개인적·종교적 신념을 개입시킬 수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SB277이 보건위원회를 통과한 것은 가주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된 백신 반대운동에 대한 반격이다. 4월 현재 전국적으로 개인적 신념에 의한 백신접종 면제(Personal Belief Exemption·이하 PBE)를 허용한 주는 가주를 포함해 20곳, 종교적 신념에 따른 백신접종 면제 허용주는 48곳에 이른다. 접종을 의무화한 주는 미시시피와 웨스트 버지니아 두 곳 뿐이다. 가주의 결정에 따라 전국적 분위기는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과 오리건 주의 비슷한 법안이 좌절된 것과 맞물려 가주가 백신접종 면제냐 의무화냐, 두 세력의 접전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SB277는 상정과 함께 거센 반대에 부딪쳤다. 반대 단체들은 온라인 사이트 www.sb277.org를 열고 조직적인 저지에 나섰고 미네소타 주의 반대운동 단체인 '건강의 선택(Health Choice)'은 유아가 발작을 일으키는 모습을 TV에 내보냈다. 표결 당일 법안 반대자 수백 명은 의사당으로 몰려들어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청문회에서 법안 지지자들을 저주해 달라고 신에게 기도하겠다고 협박했다. 하루 전인 7일에는 새크라멘토에서 백신 반대 다큐멘터리 '트레이스 어마운츠(Trace Amounts)' 시사회도 열렸다.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이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시키는 것을 홀로코스트에 비유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급기야 10일에는 법안을 공동발의한 리처드 판(민주·새크라멘토) 의원에 대한 신변보호 강화 조치가 내려졌다. 인터넷에는 판 의원을 아돌프 히틀러에 빗댄 이미지가 유포되고 있던 터였다. 캐롤 류 가주상원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로버트 옥스 대변인을 통해 SB277 관련 전화가 이민과 존엄사, 경찰 총격 등 올해의 그 어떤 이슈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옥스 대변인은 "언론보도 첫 날부터 지금까지 전화가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백신접종 반대자들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믿는다. 발단은 1998년 영국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의 논문이다. 그는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고 주장해 10년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의학계는 웨이크필드가 연구 결과를 조작했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는 2008년 의사 면허가 박탈됐다. 미국에선 백신의 부패를 막는 보존제로 사용되는 티메로살(Thimerosal)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불신이 확산됐다. 티메로살에 들어있는 수은이 뇌에 쌓이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주장에 대해 1999년 미국소아과학회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소아과 의사 출신인 판 의원은 "이제 백신에 티메로살을 사용하지 않지만 자폐증은 증가하고 있다"며 "자폐증의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백신이 원인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여전히 백신에 들어있는 알루미늄이나 젤리틴 등의 첨가물을 의심하고 있다. 또 백신이 자폐증을 포함한 발육과정에서 발생하는 질병과 연계성이 있다고 본다. 강경한 반대자들은 의사들이 속으론 백신이 위험하다고 믿으면서도 접종을 계속한다거나 의사와 제약회사들이 이익 감소를 우려해 예방접종의 위험성을 은폐하려 한다고 믿는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는데 정부가 이 비밀을 덮으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주 보건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가주내 킨더가튼 입학자의 약 1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 이들 중 다수는 앞으로 접종을 하겠다는 조건부 입학생이다. 가주 전체에서 PBE 비율은 2.5%에 그치지만 사립학교의 PBE 비율은 공립의 2배가 넘는 5.3%로 추산된다. 2000년만 해도 0.77%에 불과했던 킨더가튼 입학생의 PBE 비율은 2013년에 3.15%로 4배 이상 뛰었다. 학교별 차이도 커서 테미큘라에 있는 리버 스프링스 차터스쿨의 PBE 비율은 약 25%나 된다. PBE 비율이 75%에 이르는 사립학교도 있다. 가주 의회가 백신접종 의무화에 나선 것은 2013년 백일해(Whooping Cough)와 2014년 홍역 발생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홍역은 디즈니랜드에서 발생해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보건당국을 긴장시켰다. 의학계는 사라진 전염병이 다시 나타나자 집단면역(Herd Immunity)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고 의회는 의무화 법안을 들고 나왔다. 집단면역은 특정 집단의 예방접종이 일정 비율을 넘어서면 전염의 연쇄고리가 끊겨 집단 전체가 특정 질병에 대해 안전해 진다는 개념이다. 홍역의 집단면역에 필요한 백신 접종률을 92~94%다. 2008년 홍역 발병 0건, 백일해 감염 49건이던 미국은 2013년 들어 홍역 감염 276건 이상, 백일해 감염 2만2616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보건 당국은 현 추세라면 2000년 기준으로 완전히 사라졌다고 선언한 홍역 발병이 지난해 644건을 기록했고 올해는 이를 초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래프 참조> 가주에서는 총 11개 카운티에서 홍역 감염자가 발생했는데 오렌지 카운티가 34명으로 가장 많고 LA 카운티 26명, 샌디에이고 카운티 13명, 벤추라 카운티 9명이었다. <지도 참조> 한편에서는 면제권을 법적으로 박탈하는 직접적인 방법은 극렬한 백신 반대자들을 자극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신접종 입증보다 쉬운 면제 절차를 개선하고 전문가들의 상담을 늘리는 것이 불필요한 충돌과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접종 면제 전 전문가 상담은 PBE 비율을 상당한 폭으로 줄이고 있다. 이 방법만으로도 집단면역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가주 카이로프랙틱협회의 브라이언 스텐즐러 회장은 법안에 반대하면서도 반대운동에 대한 제어가 불가능한 면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건 어미곰과 같은 면이 있다. 누군가 아기곰에 접근하면 어미곰은 무엇이든 한다." 안유회 기자

2015-04-15

열명 중 셋 '부모와 동거'…"차 꼭 사겠다" 15%뿐

"나는 중산층도 못돼" 46% 2008년 비해 거의 2배로 상품 구입할 때 가격 고려 다른 세대보다 많이 따져 '향후 소득 늘어날 것' 53% 'X세대' 30%보다 낙관적 밀레니얼 세대의 사회 진출은 불경기와 함께 시작됐다. 미국경제가 2008년 부터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장기 불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이 그들의 경제관이나 직업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제적 관점이나 직업 선택의 기준이 상당히 현실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장기 불황의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을 보면서 안정된 직장에 대한 선호도와 진학률이 함께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퓨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10명 중 7명(71%)은 이전 세대의 젊은 시절에 비해 자신들이 경제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인 X세대나 베이비부머 세대도 이에 동의한다. X세대의 66%, 베이비부머의 74%가 "우리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연방노동부의 지난해 초 자료에 따르면 18~24세 연령대의 실업률은 13%로 전체 실업률의 두 배에 이른다. 이로 인해 이미 사회에 진출한 밀레니얼 세대(18~34 세)중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41%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소득 수준이 중하 또는 그 이하라고 응답한 비율은 46%나 됐다. 2008년의 동일한 조사에서는 이 연령대의 58%가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중하 또는 그 이하라는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현재의 소득 수준은 불만족스럽지만 앞으로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비율이 53%나 됐기 때문이다. 바로 앞 세대인 X세대의 30%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밀레니얼은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세대답게 소비생활 패턴도 이전 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제품 구입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가격, 품질 비교 보다는 인터넷을 선호했고,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활발한 브랜드를 선호했다. 또 고가품과 명품에 대한 소유 의지가 이전 세대에 비해 약한 특징도 보였다. 그런가 하면 건강 등 웰빙에 대한 관심도는 이전 세대에 비해 상당히 높다. 단순히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건강한 삶'이 아니라 올바른 식단과 정기적인 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입은 줄고 부채는 늘고 사회 진출을 막 시작한 젊은층의 소득 수준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연방노동부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조사 당시 18~24세 연령층의 소득은 전체 평균 소득 대비 69%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비율은 지속적으로 내려가 2012년에는 64%까지 떨어졌다. 이에 반해 학자금 융자 부채액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중앙은행의 조사(25세 기준)를 보면 2003년 1만649 달러이던 평균 학자금 융자 부채액은 20011년 2만 63달러로 처음 2만 달러 대를 넘어섰고 2013년에는 2만926 달러까지 늘었다. *부모와 함께 산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부모의 집에 얹혀 생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늘고 있다. 센서스 자료 분석 기관인 IPUMS에 따르면 18~34세 연령대10명중 3명(29.9%)이 부모의 집에서 살고 있다고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독립보다는 '부모와의 동거'를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 비율은 1990년 26.8%, 2000 년 27.7%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혼자들의 주택구입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1968년 당시 조사에서 18~31세 사이의 기혼자중 56%가 주택을 구입했다고 답했으나 2013년에는 그 비율이 23% 밖에 되지 않았다. *달라진 소비 패턴 이전 세대들은 꼭 구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소비재들이 이들에게는 선택 사항이 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골드만삭스가 자사의 인턴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동차를 '꼭 구입하겠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또 '가까운 미래에는 구입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30%나 됐다. 이밖에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구입','중요하지만 우선 순위는 아니다'는 답이 각각 25%였다. 회사가 대중교통이 발달한 뉴욕에 위치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꼭 구입하겠다는 비율이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고가품이나 명품에 대한 젊은층의 소유 의식이 변하고 있다"며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소유에 따르는 부담감을 싫어하는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경제학자인 제르미 리프킨은 "25년 후에는 차량 공유제가 보편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매장 보다는 인터넷 기업 로열티 관련 업체인 애이미아(Aimia)가 2012년 실시한 고객 충성도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가운데 가격 비교 등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는 응답자는 2명중 1명(57%) 정도에 불과했다. 또 브랜드 선호도의 중요한 요소로 인터넷 쇼핑의 편의성과 가격을 꼽았다. 전국광고협회에 따르면 브랜드 선호 기준으로 품질을 중시한다는 비율이 밀레니얼 55%, 다른 세대 59%로 나왔고, 가격을 꼽는다는 답은 밀레니얼이 33%, 다른 세대는 27%로 조사됐다. 이밖에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활발한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밀레니얼은 34%였지만 다른 세대는 16%에 불과했다. *웰빙에 대한 관심 밀레니얼 세대는 음식과 운동을 웰빙의 기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건강보험사인 에트나(Aetna)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24%가 '단순히 병이 없는 것이 건강한 삶이 아니라 건강한 음식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건강한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X세대는 14%, 베이비부머는 12%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과 음주 문제에 대해서도 이전 세대와 비교해 훨씬 부정적이다. 하루 담배 한 값 이상의 흡연에 대해서는 83%가, 매일 한 두잔의 음주에 대해서도 72%가 거부감을 나타냈다. 1998년의 같은 조사에서는 각각 69%가 거부감을 표했다. 운동에 대한 관심 증가로 스포츠 의류의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소비조사단체인 PCE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슷한 트렌드를 보였던 스포츠 의류와 일반 의류 매출 증가세는 2010년 부터 격차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해 스포츠 의류 매출이 전년에 비해 12% 증가한 반면, 의류 전체 평균 매출은 4% 증가에 머물렀다. 그리고 2013년에는 그 격차가 14%대 2%로 더 벌어졌다. 김동필 기자

2015-04-13

미국 사회 주역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상> 진보적 사회·정치 의식

1980년~2000년 출생자로 9200만명 베이비부머·X세대 인구 보다 많아 인터넷·휴대폰 발달과 함께 한 세대 '새로운 것' 거부감 적고 '자기애' 강해 공공 서비스 확대 등 정부 역할 강조 이전 세대와 달리 '큰 정부' 선호 53% 불신 팽배…'타인 믿는 편' 19% 뿐 절반이 정당 관심 없어 "나는 무당파 " 베이비부머(Baby Boomer)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가 미국사회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2000년 사이 출생자들. 전문가들은 1948~1964년 출생자를 베이비부머 세대, 1965~1979년 사이 출생자들을 X세대(Generation X)로 분류한다. 밀레니얼은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인 셈이다. 미국 내 밀레니얼 인구는 9200만 명. 7700만 명인 베이비부머와 바로 전 세대인 X세대의 6100만 명에 비해 훨씬 많은 숫자다. 그들이 점차 사회의 중심부로 진출하며 정치,경제,사회적 이슈들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인사회에도 밀레니얼 세대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1.5, 2세들의 한인 기업 및 단체 진출이 활발하고 이민 1세대들이 피땀으로 일군 사업체를 물려받는 것도 이들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알아보는 것은 미국사회 뿐 아니라 한인사회의 미래도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밀레니얼은 인터넷, 휴대폰과 함께 성장한 세대다.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자기애'가 강하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자기 자신에 충실한 밀레니얼 세대를 '미(Me),미(Me),미(Me) 세대'로 부르기도 한다.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사회 참여가 이전 세대들에 비해 눈에 띠게 활발하고 인종적으로 훨씬 다양해진 것도 특징이다. '밀레니얼 세대, 그들은 누구인가'를 2회에 걸쳐 알아본다. 젊은 세대 답게 사회·정치적 이슈에는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낙태나 총기규제 문제 등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면을 보이기도 했다. 정당 등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종교기관에 출석하는 비율은 베이비부머 등 이전 세대에 비해 낮았고, 결혼이나 출산 등에 대한 관심도 적었다. *동성결혼, 마리화나 동성결혼 허용과 마리화나 합법화 이슈에 대해서는 10명중 7명 가량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동성결혼 허용에는 68%가 '지지한다', 마리화나 합법화에도 69%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바로 앞 세대인 X세대는 동성결혼 지지 55%, 마리화나 합법화 찬성이 53%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는 동성결혼 지지가 48%, 마리화나 합법화에는 52%가 찬성했다. *이민개혁 불법체류자에게 합법적 체류 신분을 부여하자는 이민개혁에는 80%가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그중 시민권 취득까지 허용하자는 답이 55%, 영주권까지만 허용하자는 응답자는 25%의 비율이었다. 이에 반해 X세대는 70%, 베이비부머는 65%가 이민개혁에 찬성했다. *낙태 및 총기규제 낙태 합법화에는 절반이 조금 넘은 56%가 찬성 의사를 보였다. 미국사회의 뜨거운 이슈중 하나인 총기규제 문제에는 찬반이 엇갈렸다. 공공안전을 위해 총기 소지 권리 보다 규제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9%로규제 강화 의견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정부의 역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이전 세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공공 서비스 확대를 위해 더 큰 정부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53%였고, 정부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38%에 그쳤다. 반면 베이비부머와 X세대는 작은 정부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각각 59%와 49%로 더 많았다. *결혼 결혼 연령대(18~33세)의 기혼자 비율은 26%에 머물렀다. 이같은 비율은 이전 세대들의 같은 연령대 기혼자 비율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다. 같은 연령대에서 X세대는 36%, 베이비부머는 48%가 결혼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기 때문이다. 평균 결혼연령도 30세로 1970년대의 23세에 비해 상당히 늦어졌다. *소통 방식 인터넷, 휴대폰과 함께 성장한 디지털세대 답게 인터넷이 타인과의 주요 소통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1%가 페이스북을 갖고 있다고 답했고, 소통 수단으로는 텍스트 메시지(44%)가 가장 많았다. 소셜미디어와 인스턴트 메시지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각각 38%로 나타났다. 블로그를 활용한다는 응답도 16%였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신뢰도는 다른 세대에 비해 상당히 낮았다.'대체로 다른 사람을 믿는 편이다'는 질문에 19%만 그렇다고 답해, 베이비부머의 40%, X세대의 31%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정치 및 종교 스스로를 무당파라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인 50%에 달했다. 베이비부머의 37%, X세대의 39%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 응답이 27%, 공화당의 17%보다 높았다.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 의식이 진보적임을 반영한다. 또 10명중 3명(29%)는 어떤 종교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역시 베이비부머의 16%, X세대의 21%에 비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58%가 '절대적으로 믿는다', 28%는 '어느정도 믿는다'고 답해 90% 이상이 긍정적이었다.'믿지 않는다'는 응답은 11%로 나타났다. '믿지 않는다'는 비율은 X세대나 베이비부머 세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김동필 기자

2015-04-12

먹고 살기 힘든데 아이는 무슨…'인구 위기' 오나

출산이 급감하는 '베이비 버스트(Baby Bust)' 시대가 오나. 지난 7일 연방센서스국이 무자녀 30~40대 여성 비율이 2014년에 다시 증가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베이비 붐의 반대현상인 '베이비 버스트' 시대 도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센서스국 조사에 따르면 2014년 6월 현재 30~34세 여성의 28.9%가 자녀를 낳지 않아 30%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의 26.8%, 2012년의 28.2%과 비교할 때 꾸준한 증가세다. 35~39세의 무자녀 여성 비율은 18.5%였다. 이 연령대도 2008년의 9.9%, 2012년의 17.2%와 비교해 무자녀 비율이 증가했다. 40~44세 사이에서도 무자녀 여성은 15.3%로 2008년의 9.2%, 2012년의 15.1%보다 늘었다. 특히 나이대가 낮을수록 무자녀 비율이 높은 추세가 뚜렷해 지고 있다. 15~44세 여성중 무자녀 여성은 지난해 47.5%를 기록했다. CDC가 가임여성으로 규정한 연령대의 약 50%가 자녀가 한 명도 없는 것이다. 이 수치도 2012년의 46.5%보다 늘었다. 연방질병통제예방국(CDC)가 가임 연령대로 규정하고 있는 15~44세 여성 전체의 무자녀 비율은 지난해 47.5%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가임여성 1000명 당 출산 자녀는 2012년 63명으로 이미 5년 연속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1960년의 118명, 1990년의 71.2명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미국은 외국 출신 이민 여성의 출산율이 미국 태생보다 13%포인트 높다. 하지만 앞으로 이민자 유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출산율 하락은 더 가파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래프3 참조> 여성들이 출산 자체를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퓨 리서치 센터는 최근 연방정부의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여성 1인당 자녀수가 2.1명일 때 여성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녀수는 2.4명인 것으로 분석했다. 출산 저하의 사회적 요인이 있다는 의미다. 가장 큰 요인은 양육비다. 연방농무부 산하 영양·홍보국의 조사에 따르면 17세까지 자녀 양육비는 1960년 19만8560달러(2013년 물가 환산치)에서 2013년엔 24만5340달러로 증가했다. 그래프4 참조> 세부적으로는 탁아·교육비가 1960년 2%에서 2013년 18%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비영리 양육정보 단체인 '미국 차일드 케어 어웨어'는 2014년 연례 보고서에서 대부분 지역의 가정에서 자녀를 탁아시설에 맡기는 비용이 가계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젖먹이~유치원까지 자녀를 맡기는 비용은 매사추세츠주의 경우 연간 1만6549달러나 됐다. 이 비용은 30개 주에선 대학 등록금보다 많았다. 센서스국 조사에서 40~50세 관리직과 전문직 여성의 무자녀 비율은 다른 직업군보다 높았다.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사회환경이 출산 저하의 한 원인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저출산 원인 중 하나는 결혼과 출산 지연이다. 퓨 리서티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1983~1993년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의 결혼비율은 25%에 불과하다. 20대 초반 결혼율은 X세대 36%, 베이비붐 세대 48%, 대공황~2차대전 사이에 태어난 침묵하는 세대 65%였다.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난이다. 역사적으로 출산율은 1930년대 대공황과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래프2 참조> 1990년대까지 조금씩 증가하던 출산율은 최근 금융위기 이후 계속 하락세로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2009년에 불경기가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여성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이다. CDC에 따르면 2013년 1인당 출산은 1.86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회복되면 다시 결혼이 앞당겨지고 출산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영리 인구 리서치 그룹인 인구조회국은 OECD 국가의 사례를 보면 불경기엔 실업률이 늘면서 출산이 줄지만 그 영향이 크지 않고 2~5년 정도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인구조회국의 칼 허브는 "미국은 유럽·일본·한국·대만보다 양호한 상태"라며 "1970년대 출산율이 1.7명까지 하락한 예가 있는 만큼 경기가 좋아지면 반등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OECD 국가의 사례를 비춰볼 때 1인당 2.1명 출산이 무너지면 경제 회복 이후에도 1명대 출산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민도 감소하면서 예전처럼 저출산을 이민으로 보충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2013년의 경우 신생아는 전해의 395만 명에서 393만 명으로 2만 명이 줄었다. 그래프1 참조> 이는 특히 2007년 이후 출산 적령기인 20~39세 여성이 160만 명 증가한 상황에서 나타나 우려를 증폭시켰다. 경제적 불안감 때문에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취업과 재교육에 매달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뉴햄프셔대학 케니스 존슨 인구학 교수는 "젊은층이 줄어들면 18~20년 뒤 노동력 감소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출산율 저하는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준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내총생산의 70% 정도를 소비가 차지하는 미국에서 소비층의 감소는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07년 이후 인구 현상 유지선인 여성 1인당 자녀 2.1명이 무너졌다. USC도 2013년 1월 가주의 신생아수가 전례없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고 "가주의 번성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USC는 "신생아 감소에 따라 2015년생이 감당할 경제적 부담이 1985년생의 2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에 따라 2013년 출산율은 1.9명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86명에 그쳤다. 유럽과 일본 경제와 비교할 때 미국의 강점 중 하나로 꼽혔던 높은 출산율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인구감소의 화살표를 돌리지 않으면 경제의 또 다른 복병이 될 수 있다. 안유회 기자

2015-04-09

재산세 사용 기관 4200곳…교육구 지원 최다

'재산세(Property Tax) 산정 기준은 무엇일까?' 카운티나 시마다 세율이 조금씩 다르고 항목도 다양해 생기는 의문이다. 2014~15 회계연도 재산세 2차분 납부 마감(10일)을 앞두고 가주의 재산세 부과 방식 등에 대해 알아본다. ▶부과 대상 주택,상가,오피스 빌딩 등 부동산이 대표적이다. 종교 및 자선단체, 비영리 교육기관이나 병원 등이 소유한 부동산은 재산세가 면제된다. 과세는 산정가격(assessment value)으로 결정되며 산정가격은 현 소유주의 매입가격을 토대로 한다. 주거용 주택은 산정가격에서 7000달러를 빼고 과세 대상이 된다. 주택 산정가격이 50만달러라면 재산세 과세는 49만3000달러에 대해서만 이루어진다. 이밖에 공장 기계나 사무용 컴퓨터, 가구 등도 사업용 개인 자산으로 부과 대상이 된다. 사업용 개인 자산들은 감가상각 공제를 받을 수 있다. ▶1% 규정 재산세 징수는 각 카운티 정부 소관이지만 가주법은 산정가격의 1%를 기본 세율로 하도록 하고 있다. 1978년 통과된 '주민발의 13'에 따른 것이다. '주민발의 13'은 연간 재산세 인상률도 2% 이내로 규정했다. 이전까지 재산세 세율은 각 카운티가 자율적으로 정했다. 이로 인해 70년대 중반까지 가주의 재산세 평균 세율은 2.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소비자 재정정보업체인 월렛허브(WalletHub)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주의 평균 재산세 납부액은 1431달러로 워싱턴DC를 포함한 51개 주 가운데 34위로 나타났다.표1 참조> 다만 중간주택 가격을 기준을 한 것이라 LA등 대도시 주택들의 재산세 규모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전국주택건축협회의 2013년 조사에서는 전국 평균 재산세 세율이 1.13%로 나타났다. 주별로는 뉴저지가 평균 2.09%로 가장 높았고, 일리노이도 2.02%로 2%대가 넘었다. 반면 하와이(0.29%), 앨라배마(0.31%), 루이지애나(0.51%) 등은 1% 미만을 기록했다. ▶특별세(Voter-Approved Debt) 카운티,시 등 지역정부가 인프라 구축, 교육 및 공공 서비스 확대 등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재산세에 함께 부과하는 세금이다. 특별세 부과는 지역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승인한 사업들만 가능하다. 특별세는 부동산 가치(산정가격)에 따라 부과되는 것이 있고 부동산의 규모나 소유주의 혜택 정도에 따라 부과되는 것도 있다. 이중 평가세(Assessment)와 파슬 택스(Parcel Tax), 멜로 루스 택스(Mello-Roos Tax) 등 3가지는 후자에 속한다. 새로운 가로등 설치가 필요하다면 지역정부는 인근 부동산 소유주의 혜택 정도에 따라 평가세를 부과한다. 반면 새로운 공공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면 부동산 소유주의 혜택 여부에 관계없이 부동산 파슬당 일률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데 이것이 파슬 택스다. 멜로 루스 택스는 학교나 도서관 등 교육시설이나 경찰서, 소방서 등 공공시설 확대를 위해 특정 지역의 부동산 소유주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추가세(Supplemental bill) 해당 부동산 매매에 따른 소유권 변화나 증·개축 등이 이루어졌을 때 부과된다. 각 카운티는 부동산 등기 서류나 증·개축 허가 등을 토대로 이를 파악한다. 증·개축에는 건물 크기를 늘리거나 수영장 신축 등은 물론 벽난로를 새로 만든 것도 해당된다. ▶납부 방법 우편으로 수표를 보내는 것 외에 카운티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계좌이체 방식이나 크레딧카드, 데빗카드로도 납부할 수 있다. 이는 해당 카운티의 재산세 산정국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LA카운티는 온라인 납부를 원할 경우 재산세 산정국 웹사이트(www.lacountypropertytax.com)에 접속해 '온라인 페이먼트(pay online)'를 클릭하면 된다. 계좌이체 방식은 수수료 없이 99만9999.99달러까지, 크레딧카드는 9만9999.99달러까지 할 수 있으며 프로세싱 수수료가 부과된다. 필지번호(Assessor's Identification Number)와 납세자 번호(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PIN)가 필요한데 PIN은 재산세 납부 고지서를 보면 확인 할 수 있다. 또 전화(1-888-473-0835)를 이용해 크레딧카드로 납부할 수도 있는데 프로세싱 수수료가 부과되며 9만9999.99달러까지 가능하다. EFT(Electronic Fund Transfer) 넘버가 필요한데 이는 고지서 상단 왼쪽 부분에 있다. ▶연체 벌금 재산세 납부 기일을 넘기면 재산세의 10%에 해당되는 벌금이 부과된다. 분할 납부도 가능하다. 이 경우도 미납 세금에 대해서는 10%의 벌금이 부과된다. 과거 연체된 재산세도 분할 납부(installment plan) 신청이 가능하다. 주택은 5회 분납이 가능하다. 만약 재산세 납부가 5년 이상 연체될 경우 카운티 정부에 의해 경매 처분을 당할 수도 있다. ▶이의신청 재산세에 이의가 있다면 카운티 재산세 산정국에 정정 신청이 가능하다. LA카운티는 먼저 재산세 산정국에 정정 요구를 한 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재산세정정위원회에 다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추가 재산세에 대한 정정 신청은 고지서 발송 60일 이내, 일반 재산세 정정 신청은 7월2부터 11월30일 사이에 해야 한다. ▶재산세 사용 징수된 재산세 사용은 카운티 정부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다만 주정부는 재산세 사용 규정을 만들고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가주정부의 지난 2012년 집계에 따르면 재산세를 통한 지원 기관은 총 4200여개에 달한다.이중 교육구 지원 예산이 가장 많았고, 공공시설 개발 및 보수, 공공서비스 등에 주로 사용된다. 김동필 기자 ------------------------------------------- 내일 재산세 납부 마감 2014~15년 회계연도 재산세 2차분 납부 마감이 내일(10일)로 다가왔다. 마감 일을 넘기면 재산세의 10%가 벌금으로 부과된다. 재산세를 체크로 보낼 경우 10일자 우체국 소인이 찍혀도 유효하다. 또 비자.매스터.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크레딧카드나 데빗카드로 온라인이나 전화를 이용한 납부도 가능하다. 크레딧카드를 이용한 납부에는 소액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LA카운티 재산세 산정국 사무실은 LA다운타운(225 N. Hill St. 1st Floor Lobby, LA, CA 90012)에 있으며 이곳을 직접 방문해 현금이나 체크로 납부할 수 도 있다. 김동필 기자

2015-04-08

'한탕 유혹'…도난 미술품, 안찾나 못찾나

블랙마켓 연 40억~60억 달러 규모 세탁과정 경매회사들 직간접 연루 과학의 발달로 도피 기술도 향상 거미줄 수사망 쉽게 벗어나 '골머리' 1990년 5억 달러 상당 도난 뮤지엄 '작품 찾아주오' 화상투어 마련 화제 최근 매사추세츠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워트 가드너 뮤지엄'(The Isabella Stewart Gardner Museum)은 특별한 가상 투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1990년 3월 18일 도난 당한 후 아직 행방이 묘연한 13점의 미술품을 컴퓨터 화상을 통해 살펴보는 버추얼 투어(Virtual Tour:www.gardnermuseum.org)다. 뮤지엄이 미술품 도난 25년 주년을 맞아 잊혀져 가고 있는 이 작품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관련기관의 보다 적극적 수사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이 화상 투어는 오픈하자마자 엄청난 반응을 얻고 있다. 렘브란트가 1633년 그린 두 점의 걸작 '검은 색 옷을 입은 신사와 숙녀'와 '갈릴리 바다의 폭풍우'를 포함한 베르메르의 '연주회', 마네의 '토르토니의 집'등 세계 미술사를 빛내줄 작품을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를 지내기 위해 온 도시가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던 1990년 3월 18일 아침, 보스턴을 발칵 뒤집었던 가드너 뮤지엄의 미술품 도난 사건은 이 뮤지엄 역사상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미국내 미술품 도난 역사상 일회 도난으로는 최대 규모로 기록되는 사건이었다. 경찰로 위장한 두 명의 도난범은 이날 아침 여유롭게 뮤지엄에 도착, 순찰이라는 명목으로 무리없이 입장했으며 경비원을 포박한 후 뮤지엄의 금쪽 같은 작품들을 들고 유유히 사라진 것이다. 5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는 걸작들이었다. 보스턴 경찰국은 모든 수사력을 투입, 온 시내를 쥐잡듯이 뒤졌지만 허탕이었다. 그리고 25년의 세월이 지났으나 이 작품들 행방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뮤지엄은 이 작품들이 전시됐던 자리에 빈 프레임을 걸어 놓고 유괴당한 자식 기다리는 심정으로 빠른 복귀를 애타게 기대하고 있다. 현재 도난 미술품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미술관은 이곳 뿐이 아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도난 방지 시스템은 고도로 발달했지만 도난 기술 역시 거미줄 경비망을 기막히게 피해갈 정도로 놀랍게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SNS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사가 원활해진 반면 도난범들이 수사망을 피해갈 수 방법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된 현대 사회의 모순도 미술품 도난 사건 해결에 난제로 작용한다. 미연방수사국(FBI)과 인터폴(Interpol)에 의하면 현재 세계적으로 도난 미술품을 거래하는 국제 시장의 규모는 40억~60억 달러. 이 가운데 잃어버린 미술품을 찾는 비율은 5~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술품 암거래 시장은 마약, 무기와 함께 3대 시장으로 꼽힐 정도로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도난 미술품을 찾는 확률은 오히려 세월이 지날수록 범죄 규모에 반비례한다. '핫 아트'(Hot Art)라는 '도난 미술품'에 대한 저서를 펴낸 조슈아 넬먼은 이에 대해 "합법적 미술 시장이 혼란으로 가득한 도난 현장을 철저하게 눈감아 주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주요 경매 회사들이 규모가 작은 미술품 경매소, 그리고 미술품 딜러들과 함께 도난당한 미술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고 FBI 수사관들은 지적한다. 인터폴의 특수 범죄부서 산하 미술전문팀 고위직을 지낸 칼하인츠 킨트는 이 책에서 "도난 미술품이 국제적 대형 옥션 하우스가 있는 뉴욕과 런던에 모여든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한다. 인터폴은 118개 회원국으로 부터 도난 미술품에 대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송하고 있으나 답변서를 보내는 나라는 30%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 표면적으로 알려진 미술품 도난의 실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설명이다. 돈을 노리는 도난범들에게 그림 만큼 매력적인 대상은 없다. 가볍고 적어 운반하기가 손쉬울 뿐 아니라 프레임만 제거하면 돌돌 말아 작은 원형 통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적은 사이즈에 수백, 수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재물이기 때문이다. 장물 미술품은 암시장에서 10분의 1 정도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마약 단속이 강화되면서 마약밀매조직 까지 대거 뛰어들 정도로 미술품 도난 시장은 21세기 블랙 마켓의 핫 플레이스로 더욱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유이나 기자

2015-04-07

[선임기자 인터뷰] 데이비드 류의 '참 정치' 도전…"예산과 권한, 올바르게 쓰는 정치인 되겠다"

6살때 가족이민 온 전형적 1.5세 의대 준비중 "이건 아니다" 결심 전공 바꾸면서 봉사활동에 전력 투베드룸서 여섯식구가 생활도 경쟁자 보다 다소 지명도 낮지만 '지역 일꾼론'으로 표심 잡을 계획 투표율 낮아질 이번 선거가 기회 한인표 결집하면 대단한 위력 데이비드 류는 80년대 부모를 따라 이민 온 1.5세들의 전형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부모의 의지에 따른 미국행이었고, 인종·경제적 어려움들을 맨몸으로 극복해야 했다. 그래서 그의 성장기에는 그 시대 한인들의 삶의 모습이 묻어나고 '맨손 투혼'의 의지도 엿보인다. 부모님은 한국에서 명문대학을 졸업한 교사와 간호사였다. 하지만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안정된 삶을 뒤로하고 LA 정착을 결심했다. 여섯살 장남을 포함, 올망졸망 3남매와 함께.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더 거칠었다. 교사,간호사라는 명함은 태평양을 건너며 빛이 바랬고 살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했다. 아버지는 시큐리티가드와 열쇠일 등으로, 어머니는 홈헬스케어 일로 생계를 유지했다. 주로 야간 근무를 했던 어머니는 항상 3남매가 걱정이었고, 얼마 후 외할머니의 합류로 시름을 덜 수 있었다. 그렇게 여섯 식구는 LA한인타운 인근 700스퀘어피트 규모의 투베드룸 아파트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키웠다. 학교에서 무료점심을 먹고, 푸드스탬프를 받는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던 시절이다. 지역 특성상 동네 친구 대부분은 라티노였고 한인은 물론 아시아계조차 드물었다. 하지만 다른 한인들처럼 부모님의 교육열은 남달랐고 장남이 의사가 되길 원했다. 타운 인근 존 버로우 중학교를 졸업했지만 이스트LA 지역의 프란시스코 브라보 메디칼 매그닛 고교에 진학한 것도 그런 이유다.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대학(UCLA) 전공 역시 생물학을 택했다. 그러다 3학년 때 '삐딱선'을 탔다. 공부도 힘들었지만 적성과도 맞지 않았다. 부모님께 과감히 '의대 진학 포기'를 선언하고 경제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부모님은 소수계 이민자가 차별받지 않으려면 전문직에 종사해야 한다고 만류했지만 결국 장남의 선택을 존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후부터 그의 행동반경은 넓어졌다. UCLA한인학생회 회장을 하고 한미연합회(KAC)에도 참여했다. 대학 졸업 후엔 아예 KAC에 합류해 2만명의 시민권 취득을 도왔고 시민권 취득 수수료 인상 반대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그렇게 차츰 누군가를 돕는 일에 빠져들었고, UN(국제연합)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꿈을 키우기도 했다. 20대 후반 시작한 이반 버크 전 LA카운티 수퍼바이저의 보좌관 일은 그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5분 인터뷰'로 발탁된 그가 맡은 일은 사회복지 관련 업무. 지역 내 포스터홈과 봉사단체 지원 등을 결정하는 일이었다. '정치인은 나쁜 사람'이라는 편견이 깨진 것도 이때다. '예산과 권한'이라는 무기가 얼마든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때 정치란 낮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버크 수퍼바이저를 대신해 참석했던 한 마약중독치료센터 수료식에서의 경험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10대 초반 소녀의 '엄마를 치료해줘서 고맙다'는 말. 그렇게 2년만 하자고 시작했던 일이 6년으로 늘어났고, 그 후에는 사우스센트럴 LA지역 병원의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LA시의원 출마는 '참 정치인'이 되기 위한 도전이다. 정치인은 '시민들의 공복(public servant)'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버크 전 수퍼바이저의 겸손, 필립 버튼 전 연방하원의원의 용기,존 챙 가주 재무장관의 친화력을 닮고 싶다고 했다. ▶LA 시의원 본 선거가 40여일 앞으로(5월19일) 다가왔다. "열심히 지역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직접 만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긴 하지만 지역이 넓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대안으로 커뮤니티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선거 홍보물 도 열심히 보내고 있다. 아무튼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경쟁자가 만만치 않은데. "경쟁자인 캐롤린 램지 후보는 지역 시의원인 톰 라본지 의원 보좌관을 오랫동안 역임한 인물이다. 그만큼 지명도가 높다. 하지만 이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단점도 된다. 교통,방범,의료 등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긴데 램지 후보는 결국 현 시의원측 인물 아닌가. 지역 일꾼론을 집중 부각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지역 유권자 성향은. "지난 번 선거구 재조정으로 지역구 주민의 40% 가량이 새로 4지구에 편입된 사람들이다. 이 점도 긍정적이다. 이들은 상대 후보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선거자금과 자원봉사자 상황은. "선거 홍보물 배포 등을 위해 아직도 선거 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선에서 승리하면서 선거캠프 봉사자들은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현 판세를 분석한다면. "승산이 있다. 그리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예선에서 한인 투표율이 높았다는데. "지역내 한인 유권자가 5000~60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예선에서의 한인 투표율도 상당히 높았다. 본선에서도 기대하고 있다. 사실 이번 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별로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한인표가 결집된다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번에 당선되지 못하면 당분간 한인 LA시의원 배출은 어려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2년 후 선거는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르게 돼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인표의 위력은 반감되기 때문이다. 지역 내 한인 유권자들이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했으면 한다. 유권자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투표율이 커뮤니티의 정치력을 좌우한다." LA시 4지구는 LA시의 중심부 지역을 차지하고 있다. 남쪽으로는 LA한인타운 미드 일부와 미러클마일·페어팩스 지역, 서쪽으로는 할리우드힐스·셔먼옥스, 북쪽으로는 노스할리우드·코헹가패스, 동쪽으로는 로스펠리츠·그리피스파크·실버레이크 지역 등을 포함하는 넓은 지역이다. 거주 인구는 25만1000여명. 인종별 거주자는 백인이 압도적으로 많고 아시안이 두번째다. 김동필 기자

2015-04-05

[선임기자 리포트] "연금 수령시기 가능한 늦춰라"

은퇴를 앞 둔 한인들이 '연금테크'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은퇴 후 주요 수입원인 사회보장연금(소셜시큐리티베니핏) 수령 시기에 대한 갈등이다. '62세부터 받을까' 아니면 '기다렸다 받을까'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사회보장연금은 62세부터 신청이 가능하지만 월 수령액은 출생연도에 따른 만기은퇴연령(full retirement age.FRA)까지 기다렸다 받는 것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다. 예를 들어 월 1600달러를 받을 수 있는 은퇴자(FRA 66세 기준)가 62세부터 인출을 시작하면 금액은 1200달러로 감소한다. 하지만 70세까지 기다렸다 받을 경우에는 2112달러로 늘어난다. FRA 이후 연금 수령을 시작하면 최고 70세까지 매년 8%씩 추가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FRA가 66세(1943~1955년 사이 출생자)인 월 1000달러라면 62세부터 받기 시작하면 750달러로 25%나 줄어든다. 하지만 은퇴자들에게는 사회보장연금이 절대적인 수입원이다 보니 결정이 쉽지 않다. 한인 이모씨는 "조기 수령이 손해인 줄은 알지만 은퇴 후에는 이렇다 할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직장인은퇴연금(401K) 계좌를 활용하거나 파트타임 일을 찾는 등의 방법으로 연금 수령 시기는 가능한 한 늦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은퇴연금 극대화의 비밀'을 쓴 보스턴 대학의 로렌스 코티코프 교수는 "사회보장연금 시스템이 지나치게 복잡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은퇴자들이 많고, 이로 인해 많은 손해도 보고 있다"며 "그 중 하나가 연금을 조기에 받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코티코프 교수는 "사망 등을 우려해 조기 수령을 선택하는 경우도 이는 혜택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연금은 생존 배우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수령 금액을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김동필 선임기자

2015-03-25

LA 대표 뮤지엄 홍보 '한인 손에 있소이다'

과학의 발전으로 초고속 정보 사회가 되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현대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른 정보라고 한다. 이에따라 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홍보 직종' 이 젊은이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재정경제 전문지 '머니'(Money)는 최근호에 홍보 분야를 컴퓨터나 환경 직종에 이어 21세기의 가장 각광받는 직업으로 소개했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한인 젊은이도 지속적으로 늘어 남가주의 대표적 뮤지엄인 LA 카운티 미술관(LACMA:LA County Museum of Art)과 UCLA 해머 뮤지엄(Hammer Museum)의 홍보 담당자도 한인이다. LACMA에서는 제시카 윤이, 해머 뮤지엄에서는 낸시 리가 홍보 요원으로 활동하며 이 지역 문화 관련 저널리스트들을 꽉 잡고 있다. 화사하고 따스한 봄날, 중앙일보가 바쁜 일정에 묶여있는 뮤지엄의 이 두 PR 우먼을 '봄 데이트'라는 명목으로 불러냈다. LA 현대미술관(MOCA:Museum of Contemporary Art)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할 때 만났다는 두 사람은 이때 친구가 되었으며 요즘은 일주일에 한번씩은 만나 일 관련 정보와 조언을 주고 받는다. 어찌보면 경쟁상대인 이들은 홍보인 답게 각자의 뮤지엄 자랑으로 예민한 경쟁의 도를 비켜간다. LA 문화기자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인 이들로부터 젊은이들이 꿈꾸는 '홍보 직업'에 대해 들어본다. 낸시 리 [해머 뮤지엄] 낸시 리의 꿈은 어린 시절 부터 뮤지엄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이를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아버지를 설득해 결국 그는 UC 버클리에서 미술사를 공부했고 존스 홉킨스 대학원에서 뮤지엄 스터디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꿈이 이뤄진 것은 MOCA에서 홍보 일을 맡으면서다. "모든 일은 직업 현장에서 배워진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저도 MOCA에서 홍보 편지를 쓰고 전시회 프리뷰를 준비하고 기자들 문의에 답해주고 인터뷰를 주선해 주며 홍보일을 체계적으로 배우게 됐거든요. " "특히 기자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면서 어떠한 요구도 빠르게 처리해 주는 일은 학교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거든요. 직접 현장에서 2-3년 하다보면 도가 트이지요." 낸시는 이 일을 하면서 인생을 배우게 된 것을 보너스로 여긴다. "까다로운 저널리스트들을 상대하다 보니 이제는 어떤 사람과도 무난하게 잘 지낼 수 있게 되었어요." 홍보직은 특정한 학과를 졸업하지 않았어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제시카는 설명한다. 커뮤니케이션 등 관련 학과를 전공한 것은 도움이 되지만 특별히 요구되는 학과는 없다는 것. "좋은 매너와 태도가 무엇을 공부했는가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시카 윤 [LACMA] 제시카는 대학 졸업 전까지 뮤지엄 홍보 담당이라는 직업은 꿈도 꾸어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졸업 후 잡 서핑을 하던 중 우연히 MOCA 홍보국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게되었고 어머니가 화가라 미술에 관심이 있던 그는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뮤지엄 홍보직에 도전을 하게 됐다. MOCA에서 5년을 일하며 '홍보'라는 업무에 흥미를 느껴갈 무렵 LACMA에 있던 친구가 현재 이 자리를 소개, '좀 더 큰 규모에 끌려' LACMA로 옮겼다. 제시카의 주된 업무는 언론을 대상으로 각종 전시회와 이벤트에 대한 자료를 보내고 이들을 초청해 전시회를 소개하고 기자들이 원하는 자료를 제공하는 일이다. 이외에도 뮤지엄의 여러 프로젝트 기금모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도 담당한다. "홍보는 회사에 따라 '퍼블릭 릴레이션'이나 '커뮤니케이션'부서에서 담당하며 다른 직종 처럼 인턴에서 시작, 어시스턴트, 코디네이터, 어소시엣, 매니저, 디렉터 등의 단계를 거칩니다. 저도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요즘 제시카가 즐기는 일은 갤라 행사 준비. "영화와 미술을 결합한 '아트 + 필름' 프로그램 갤라 행사를 준비하는데 영화라는 분야를 알게 돼 흥미롭다"는 것. 2012년 340톤 짜리 대형 화강암(Levitated Mass)을 105 마일이나 떨어진 리버사이드 카운티로 부터 22개 도시를 거쳐 LACMA로 옮겨왔을 때, 전세계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며 홍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는 제시카는 이때 자신의 직업에 대해 큰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한다. 그가 현재 꿈꾸는 것은 홍보계 베테랑이 되는 것. " 뮤지엄 전문가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겠지요" 유이나 기자 홍보직 희망자에게 Nancy Says … (1) 호기심을 유지하세요. 하나의 토픽이라도 여러가지 다른 각도로 조명하고 접근해 보도록 하십시요. (2) 홍보는 철저한 팀워크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십시요. (3) 지구력을 키우세요. 저널리스트를 포함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 요구를 끊임없이 들어주어야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치지 않고 짜증내지 말아야 합니다. Jessica Says … (1) 틈날 때마다 신문 잡지를 읽으십시오. 정보를 제공하려면 본인이 만물박사가 되어야 합니다. (2) 정확하고 깔끔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정보 전달도 경쟁입니다. 수천가지 정보 중 나의 것이 먼저 눈에 띄도록 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3) 모르는 사람에게 선뜻 다가설 수 있는 용기를 키워야 합니다. 저널리스트를 사로잡을 수 있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내 편으로 할 수 있습니다.

201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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